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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트렌드 리포트] 선택 못하는 햄릿…‘공유’에서 답을 찾는다
[헤럴드경제=컨슈머팀]‘합리적인 가격’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가 무너지고, ‘싸게 샀다’는 자기 만족감은 내일 당장이라도 도전을 받는다. 저성장과 가처분소득의 감소, 국내 판매가격에 대한 불신감으로 ‘직구’는 대중화되고, 소비문화로 자리잡는다.

위기의 국내 소비재 시장은 세일과 덤의 경제학에 몸을 맡기고, 간헐적이나마 쳐져 있던 오프라인ㆍ온라인ㆍ모바일간 장벽은 ‘오프라인의 역습’에 무너져 하나의 몸통(옴니채널)이 된다.

‘선택 공해’ 늪에 빠진 사람들은 불확실성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타인의 정보와 선택에 귀를 기울이고, 기업들은 사람들의 ‘선택공해’를 줄여주거나, 이용하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에 눈을 뜬다. ‘뉴 실버’ ‘어반맘’(urban mom) ‘3040 싱글족’이 한국 사회구조의 변화를 이끌고, 이들이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떠오른다. 특히 ‘나 혼자’ 사는 사람들은 사회적 유대 관계에 대한 갈망으로 집밥과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SNS를 통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식사를 즐기며 인간관계를 맺음)의 만남을 통해 밥상의 혁명을 이끌고, 이같은 경향은 아날로그의 프리미엄화(놈코어) 현상과 맞물려 더욱 가속화된다.


헤럴드경제가 2차례의 전문가 의견과 1차례의 설문조사를 통해 도출한 2015년 한국사회의 단면이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2015년 한국경제가 본격적으로 선진국과 같은 ‘장기 저성장형’의 문턱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불황’의 만성화와 이에 대한 체념, 불안감이 한국소비 지형을 본격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저성장형 소비행태는 직구의 대중화를 가속화시키고, ‘작은 사치’와 ‘편안한 집’과 같은 힐링형 소비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소비패턴으로 한 켠에선 ‘세일의 일상화’가 벌어지는 한편, 소비자의 구매 유도를 위해 덤에 가치를 부여하는 ‘덤의 경제학’도 새로운 소비행태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팝업스토어 같은 저비용 고효율의 ‘체험 마케팅’이 정착될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았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미영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교수는 이와관련 “이제 한국사회는 더 이상 불황이 아니라, 그냥 불황이 계속 이어지는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처럼 경기가 좋아지고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과시형 소비를 한다기보다는 ‘경험적인 것’이라던지, 현실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돈을 쓸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적은 돈으로 최상의 가치와 만족감’을 찾다보니 햄릿증후군과 같은 결정장애, 선택 공해, 선택 지연 등이 새로운 소비행태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을 최단 기간에 초대박 상품으로 이끈 바이럴 마케팅이라든지 모디슈머, 큐레이션 커머스, 서브스크립션(소비자가 일정액을 내면 공급자가 다양한 제품을 모아 배달해 주는 서비스)의 대중화 등이 ‘선택 지연’의 대안이 될 전망이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의 증가에 따른 불안감 해소를 위해 타인의 선택과 유행, 레퍼런스(참고) 집단의 의견을 보다 중요시 여기는 현상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은아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도 “대안이 너무 많아져서 소비자는 일종의 무력감 같은 것에 빠지고, 이는 가격 정보와도 밀접하게 관련이 돼 있다”며 “어느 시점에 내가 구매 선택을 해야할 지 소비자의 확신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묶음상품이라던가 각자의 취향이나 과거 소비패턴을 반영해서 최적의 선택을 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하면 그것에 의존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2015년을 한국 소비지형이 사회구조 변화와 맞물려 본격 변하는 시점으로 보고 있었다. 2015년에 27%(삼성경제연구소)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1인 가구는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에 대한 갈망으로 ‘집 밥’의 변화를 이끌고, HMR(간편가정식)과 애견에 대한 니즈를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케아와 SPA 브랜드의 홈&인테리어 부문의 한국진출과 맞물려 패스트패션/가구의 유행이 가속화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1인가구 증가는 제조, 서비스업 전반에 변화를 몰고 온다. 유통업 전반의 틀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밥 먹을 때 말동무가 돼주는 외식도우미 처럼 외로움을 달래주고 함께 해줄 수 있는 비즈니스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컨슈머팀/hanimomo@heraldcorp.com


[2015 헤럴드 트렌드 리포트 목차]

1부 <트렌드를 넘어 4세대 유통채널로…‘직구’ 한국사회를 흔든다>

2부 <오프라인의 역습…옴니채널, 벽을 허물다>

3부 <“나 혼자 산다”…그래서?>

4부 <밥상의 조용한 혁명…간편하게 혹은 불편하게, 그리고 소셜 다이닝>

5부 <‘따라쟁이가 늘었다’?…‘선택공해’에서 살아남기>

6부 <‘세일공화국’에서 찾는 ‘작은 사치’>

7부 <‘실버’는 없다…신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꽃할배>

8부 <골목, 변방에서 주류로…>

9부 <불신의 또 다른 이름…눈으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린다>

10부 <요우커를 쫓아, 요우커를 피해…요우커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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