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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에 30’ 서울 강북권 싼 월셋집 공실 비명, 이유는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금리가 낮아 강북권 싼 월셋집 공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서울 성북구 M공인중개업소 대표)

서울에서 비교적 주거비용이 저렴해 서민들의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한 강북권 노후 다가구 및 다세대 주택의 월셋집 공실 비명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보증금 500만~2000만원에 월세 30만~40만원을 받는 비교적 저렴한 월셋집들의 공실이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반면 이보다 주거 여건이 좀 더 나은 1억원대의 전셋집은 또 찾기 어려운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서울 강북권 싼 월셋집의 공실은 늘어나고 저렴한 전세는 씨가 마르고 있다. 사진은 강북권 주택가 전경.

이 일대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의 주 원인을 저금리로 인한 전월세 역전 현상으로 설명한다. 금리가 낮으니 월 30만원짜리 월세가 1억원짜리 전세보다 더 부담스러운 주거지가 되고 있다는 것. 현재 2%대의 은행 예금금리를 고려할 때 1억원을 은행에 예치할 경우 월 이자는 2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실거주자 입장에서는 월 30만원 월셋집보다 1억원짜리 전셋집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중의 전세자금 대출이 쉬워진 탓도 크다. 현재 은행권에서 3~4%대 금리로 전세자금 대출이 쉽다. 또한 신청자격을 갖췄을 경우 보다 더 금리가 저렴한 LH 전세자금 대출(금리 2%)을 이용할 수 있어 부담은 훨씬 낮아진다.

LH 전세자금 대출은 일반인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가구당 수도권 7500만원, 광역시 5500만원, 기타지역 4500만원까지 2년간 연 2%(대학생은 1~2순위 월 7~12만원, 3순위 월 10~18만원) 이자를 내는 조건으로 대출된다.

M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들어 보증금 1000만원, 2000만원 수준의 싼 월셋집에 살던 사람들이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1억원대의 깨끗한 빌라 전세 계약서를 많이 썼다”면서 “낮은 금리에 7000만원 가량 대출할 수 있어 월 이자 10만~20만원 정도면 자기 돈 1000만~2000만원을 보태 괜찮은 전셋집을 구할 수 있으니 너도 나도 월셋집에서 전셋집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1억원대의 전셋집은 품귀 현상을 빚고, ‘500에 30’ 수준인 월셋집 공실은 늘게 되는 것이다.

이 지역 L공인중개업소 대표 역시 “1~2년 전만 해도 이 지역 싼 월셋집은 없어서 못 구할 정도였는데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은행권이나 LH의 전세자금 대출도 점점 쉬워지다 보니 실제로 싼 월셋집 공실이 상당한 편”이라고 말했다.

월세가 안 나가니 월셋집이 전셋집으로 탈바꿈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지역 월셋집 주인 K씨는 “보증금 1000에 30만원으로 내놓은 월세가 안 나가 보증금 6000만원 전세로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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