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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광명역세권 오피스텔 청약광풍이 남긴 것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광명역세권 아파트의 분양 러시, 그리고 청약 돌풍, 대단했습니다.

광명역 푸르지오 640가구, 광명역파크자이 875가구, 광명역 호반베르디움 1430가구 등 약 3000채의 아파트가 순식간에 팔려나갔습니다.

광명역세권 오피스텔의 기세는 더 무서웠습니다. 대우건설 143실, GS건설 336실, 호반건설 598실 등 약 1000실의 오피스텔이 역시 앞다퉈 팔려나갔습니다.

요즘 분양하는 새 아파트는 대부분 인기리에 마감되고 있으니 아파트는 그렇다고 쳐도 오피스텔 청약 광풍은 가히 주목할 만한 현상입니다. 시중의 투자자금이 오피스텔에 대해 ‘투자성이 있다’고 보고 움직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부동산 호황의 전조라고 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습니다. 일단 인기 요인을 광명역세권의 경쟁력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편리한 교통에 각종 생활 인프라가 완비된 후 광명역세권의 전도유망한 미래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청약 광풍의 배경에 ‘투기’ 요소를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사진설명: KTX광명역 내부 전경

광명역세권에서 분양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일정을 마감한 뒤 “노리고 달려드는 놈은 못 당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그는 “오피스텔이 기대 이상으로 빨리 전량 계약되고 말았다”며 “오히려 너무 빨리 마감돼 불안할 정도였다”고 했습니다.

이런 얘기를 한 이유는 광명역세권 택지지구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어차피 책정할 수 있는 분양가 범위가 한정돼 있어 논란이 생길 여지가 적은 반면, 오피스텔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분양가 책정 범위가 넓기 때문입니다.

오피스텔이 너무 빨리 팔리면 ‘분양가를 너무 싸게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왜 이렇게 오피스텔이 빨리 팔렸을까요. ‘투기’성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광명역세권에서 분양된 오피스텔에는 실별로 100만원~1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은 상태라고 합니다.

오피스텔을 잘만 분양받으면 적어도 백만원, 이백만원 수준의 웃돈을 당장 기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대중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형성된 겁니다.

그러다 보니 웃돈 기대감을 안은 청약자들이 대거 청약 경쟁에 뛰어든 겁니다. 일부 청약자들은 로얄층, 로얄호 오피스텔을 청약받았다며 현장에서 바로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 정도의 웃돈을 받고 전매하며 현장에서 즉시 차액을 남겼습니다.

오피스텔은 거주지역, 청약통장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1인당 각 형별 1실씩 최대 4개까지 청약할 수 있습니다. 계약 즉시 전매, 물론 가능합니다.

현장에서 한 분이 4개를 청약받는 경우를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가 견본주택을 둘러보다 잠시 의자에 앉자 광명에서 오피스텔 임대를 10년 넘게 했다는 할머니 한 분이 다가오셨습니다. 그분은 “오피스텔 임대를 오래 했는데 이만큼 좋은 돈벌이가 없더라”며 운을 뗀 뒤 자신이 지금 “오피스텔 로얄층, 로얄호를 받아놨는데 500만원만 얹어서 가져가서 임대업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총 분양가가 1억5000만원대이니 계약금 10%(1500만원)+500만원, 즉 2000만원이면 된다며 몇 차례나 종용했습니다.

그때는 이런 걸 사서 임대를 놓으면 실제 수익률이 어느 정도일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니 오피스텔 청약자들 중 다수가 계약 후 500만원 정도의 웃돈을 받고 전매하는데 본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당장 계약금 1500만원 정도를 투입해 500만원을 번다고 가정하면 수익률이 33%에 달합니다.

그 건설사 관계자가 “노리는 놈은 당할 도리가 없다”고 한 얘기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1500만원 정도의 투자금을 지렛대로 건당 500만원 수준의 수익을 노리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고, 그걸 목적으로 노리고 달려드는 사람들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수익 금액이 적다고 코웃음치는 분이 계실까요. 총 6000만원 투자금으로 오피스텔 4채를 계약했다가 500만원씩 웃돈을 받고 팔면 2000만원의 수익이 납니다. 이런 행위가 불과 한 달 안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만약 한 달 안에 6000만원으로 2000만원의 수익을 올린다면 괜찮은 틈새시장 아닐까요.

이상, 광명역세권 오피스텔 청약광풍이 남긴 것들에 관한 단상이었습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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