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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펌&이슈] ‘비선실세 의혹’ 검찰 수사, 국민이 얼마나 믿을까
‘비선 실세 의혹’ 사건으로 세상이 참 시끄럽다. 검찰 수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베일에 쌓였던 의혹의 실체들도 서서히 드러나는 듯 하다.

하지만 검사가 하는 수사를 일반 사람들은 얼마나 믿고 있을까. 30년 이상을 검사와 변호사로 일하면서 필자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묘한 이중적인 태도를 발견하곤 한다. 일반적으로 보면 수사나 재판을 잘 믿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거론하고, ‘아무래도 권력이나 힘센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며 검찰의 수사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많다. 반면 막상 자신이 직접 피해를 당해 고소를 하거나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건의 진실이 그대로 밝혀질 것이라고 강하게 믿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어느 경우라도 수사와 재판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전부 밝혀지기는 쉽지가 않다.

검사의 권한이 아무리 강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결국 수사는 사건에 관계된 여러 사람들의 진술과 증거물을 종합해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건의 진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오히려 범인이나 사건 관계인들이다.

이번 비선실세 의혹 수사의 경우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검찰로서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과연 수사만으로 모든 ‘진실’이 전부 밝혀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런 사건은 확인해야 할 내용이 복잡하고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이른바 ‘살아있는 최고권력’과 관계된 사건이어서 사건 관계인들이 얼마나 모든 사실을 제대로 털어 놓을지 기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검찰로서도 부담스러운 사건일 수 밖에 없다.

검찰 입장에서는 차라리 DNA의 확인이나 목격자 진술만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살인사건이 더 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비선 의혹은 법과 제도에 기반한 권한 행사가 올바르게 작동되지 않아 불거진 사건이다. 사람의 지배가 아닌 법의 지배가 이뤄져야 국가권력이 가장 잘 통제된다는 것은 오랜 역사가 입증하고 있다.

가뜩이나 검찰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데 수사와 처벌이라는 이례적이고 제한적인 절차를 통해 잘못을 얼마나 바로 잡을 수 있을 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법무법인 정동 정노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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