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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욱 BNW인베스트먼트 대표 “앞으론 ‘기술 장벽’ 보유 기업만 생존…투자한 기업 세계 1등 만들겠다”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반도체 전문가가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에서 ‘조용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주인공은 김재욱(사진ㆍ60) BNW인베스트먼트 대표다.

김 대표는 8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기술이 없고 모방 가능한 산업은 거의 대부분 중국이나 동남아 쪽으로 넘어가게 돼 있다”며 “가능성 있는 좋은 기술을 보유한 중소ㆍ중견 회사에 투자해 레벨업을 시키고 세계 1등, 2등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제가 이 일을 시작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1978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한 김 대표는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메모리 제조 담당 사장, 기술총괄 제조 기술 담당 사장을 거쳐 삼성SDI 사장과 삼성LED 사장을 역임했다.

‘한국 반도체 역사의 산증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퇴임 이후 수억원의 연봉이 보장된 사장급 상담역 예우와 대형 정보기술(IT) 업체의 전문경영인(CEO) 제의까지 마다하고 작년 2월 과감하게 PEF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의 공세로 생존의 갈림길에 내몰린 수많은 국내 IT기업을 위해, 될성부른 기업을 미리 발굴하고 시의적절하게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 PEF를 설립한 것이다.

김 대표는 “샤오미(小米)의 저가형 스마트폰에서 알 수 있듯이, 거의 대부분 산업 분야에서 중국이 우리 기술을 빠른 속도로 카피하고 있다”며 “향후 5년 간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을 기술을 우리가 계속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1~2년 안에 (대한민국이) 총체적인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중소ㆍ중견기업 CEO분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은 기술의 난이도가 없는 것은 절대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그런 것은 메리트가 없고 앞으로 자산도 될 수 없고, 앞으로는 ‘기술 장벽’을 보유한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2월이면 BNW인베스트먼트는 설립 2주년을 맞는다. ‘금융 문외한’으로서 그동안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그는 “초기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업계에서 수익률 기록이 따로 없기 때문에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성된 펀드)를 가지지 못했던 점”이라며 “블라인드 펀드가 없으니 투자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성사되지 못했던 경우가 꽤 있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우리만의 차별점은 그 업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다는 것”이라며 “물론 수익률을 최우선 하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기존 PE들의 일반적인 방식보다는 산업ㆍ기술적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기업을 업그레이드 하고 이를 통해서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률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BNW인베스트먼트의 첫 투자대상은 ‘코미코’라는 반도체 장비ㆍ세정코팅 업체다. 다른 PEF운용사들과 함께 이 회사에 총 550억원을 투자했다. 향후 2~3개 중견 업체에 대한 투자 계획도 세운 상황이다.

김 대표는 “투자에 관여한 모든 사람들이 윈-윈하고 행복할 수 있는 투자를 하는 게 저의 목표”라며 “10년, 20년 장기적으로 업을 펼쳐나가서 대형 PEF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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