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 사람> “학부 전공 살리는 게 진짜 스펙 아닐까요” 국제발명대회 4개상 수상..서울대 한동연 학생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학부 때 배운 지식을 꼭 써먹자는 생각이 있었어요. 전공 지식을 활용해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좋은 스펙이 아닐까요?”

지난 5일 서울대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3학년 한동연(22ㆍ사진) 씨는 대학생들의 스펙쌓기 경쟁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한 씨를 비롯해 숭실대 컴퓨터학부 3학년 김동은(24), 동덕여대 경영학과 4학년 이지혜(24ㆍ여) 등 3명은 지난 9월 열린 대만국제발명전시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이탈리아발명협회 특별상, 태국발명협회 특별상, 카타르 에너지 기업 AGRI GREEN 특별상, 대만국제발명전시회 동상 등 총 4개의 국제상을 수상했다. 대만국제발명전시회는 중화권 최대 발명전시회로, 올해 총 22개국에서 약 1000여점의 발명품을 출품했는데 우리나라 참가자 중 단일 발명품으로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 씨 등이 발명한 물건은 유모차 보조기구인 ‘캐리 웨어(Carry Wear)’. 버클 형태의 허리벨트로 엄마와 어느 유모차에도 부착할 수 있는 유모차 보조기구다. 한 씨는 “내리막길에서 유모차를 놓치는 등 안전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제품을 발명하게 됐다”며 “많은 기업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특허를 내고 유모차 업계를 접촉해 기술이전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반인보다 뚝딱뚝딱 물건을 잘 만드는 공대생들이라고 해서 모두 한 씨처럼 일을 크게 벌이는 것은 아니다. 공모전에 참가하더라도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수준에 끝나지 이렇게 시제품을 만들고 국제대회까지 나가는 사례는 드물다. 한 씨는 “책상과 벽 사이 지우개 가루가 많이 떨어지는 곳에 쓰레기통을 만들어 부착하는 등 평소 생활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면 개선하려는 버릇이 있었고 이것이 발전해 유모차 보조기구까지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천상 공대생인 그는 취업이 아니라 대학원으로 진로를 잡았다. 그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적성에 맞는 학과를 택한 것이 큰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서울대의 경우에도 고등학교 때 성적에 맞춰 학과를 정하다 보니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일찌감치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학생들이 절반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공계 쪽에서 전문지식을 쌓는 인력이 줄어들다 보니 지식을 살려 전문영역에 진출하는 학생도 줄어들고, 이공계 기피라는 현상이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는 의견이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배운 것이 아까우니 써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그는 대학생들의 스펙 쌓기에 대해서도 “스펙 측면에서 보아도 하나의 스토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전공과 관련있는 부분을 찾아 좋은 경험을 하면 더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plat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