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또 체면구긴 美 특수부대…인질 구출 잇단 실패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미국 해군특전단(네이비실)이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에 납치된 인질 2명을 구출하려고 시도하다가 도중에 발각돼 양측의 교전이 시작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알카에다 무장대원 1명은 교전이 시작되자 즉시 인질들을 살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발각된 구출 작전, 인질만 피살=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펜타곤(미국 국방부)은 전날 오후 5시 실시된 납치 인질 구출 작전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밝혔다.

펜타곤 설명에 따르면 ‘오스프리’ 수송기 2대에 나눠 탄 약 40명의 네이비실 대원과야전 의료진은 인질들이 붙잡혀 있던 근거지에서 약 10㎞ 떨어진 곳에 착륙했고, 납치범의 근거지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네이비실 대원들은 담으로 둘러싸인 근거지에에서 약 100m 앞까지 접근했을 때 무장대원들에게 들켰고, 곧바로 총격전이 시작됐다.

특히 총격전이 벌어지자마자 무장대원 1명이 인질들을 잡아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인질들에게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

약 10분간의 총격전이 끝나고 네이비실 대원들이 치명상을 입은 인질들을 발견하자 응급조치가 이뤄졌지만, 인질 중 한 명은 대기 중이던 미군 군함으로 옮겨지던도중 목숨을 잃었고 나머지 한 명도 군함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네이비실 대원들은 약 30분간 작전을 수행했고, 대원 중 사망자나 부상자는 없었다.

이번에 투입된 특수부대원들이 주로 네이비실 중에서도 특히 어려운 임무에 주로 투입되는 ‘팀 6’ 대원이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있었지만, 미 국방부는 이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또 이번 구출작전과정에서 숨진 미국인 루크 소머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인 피에르 코르키 중 누가 먼저 사망했는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인질 구출작전 과정에 대해 “기습의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델타포스, IS 인질 구출도 실패=미국의 특수부대가 테러범에 납치된 인질을 구출하려다 실패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정부가 독립 기념일인 ‘인디펜던스 데이’ 때 최근 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에 대한 구출작전을 펼쳤으나 실패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독립 기념일(7월 4일) 새벽 최정예 대테러부대 ‘델타포스’의 특공대원 24명을 시리아 라카시에 투입했지만, 총격전 끝에 퇴각했다.

시리아 동부도시인 라카는 IS 세력의 거점이자 IS의 건국 선포 후 수도가 된 도시다.

이곳에 폴리를 비롯한 미국인 인질들이 억류돼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비밀리에 구출작전을 벌인 것이다.

당시 이를 목격한 한 라카 주민에 따르면, 델타포스의 급습작전은 과거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붙잡았을 때와 비슷한 전략으로 이뤄졌다.

특별히 개조된 블랙호크 헬기를 타고 온 특공대원들은 이날 자정을 막 넘긴 한밤중에 라카에서 남동쪽으로 약 18㎞ 떨어진 우콰이리샤에 침투했다.

‘아부 이브라힐 알 라카위’란 가명으로 자신을 소개한 이 주민은 “특공대원들을 떨어뜨린 헬기는 엔진이나 날개가 돌아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고 전했다.

특공대원들은 낙하산을 타고 땅에 도착하자마자 라카로 가는 주요 도로를 빠르게 봉쇄하고, IS가 ‘가치가 높은’ 인질들을 따로 억류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로 향했다.

요르단 국기가 단 군복을 입은 특수부대도 동행했다.
미국 대테러 특공대 델타포스

같은 시각 미군 군용기는 IS 대원들이 ‘오사마 빈 라덴 캠프’라고 부르는 군사기지이자 IS 본부가 있는 건물에 폭탄을 투하했다. IS의 시선을 이쪽으로 돌려 구출작전을 눈치채지 못하게 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특공대원들의 수색 작전은 인질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됐던 건물이 텅 비어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어려움에 빠졌다. 대원들은 집집마다 수색하며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이에 대해 라카위는 IS 내부 소식통의 말을 빌어 “미군의 급습이 발생하기 24시간 전 IS가 이미 이 인질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 수색이 이처럼 지연되면서 IS는 특공대원들이 우콰이리샤에 침투한 것을 눈치채고 라카에 있던 전투원들을 급파했다.

결국 특공대원들은 IS 조직원들과 맞닥뜨리게 됐고 양측의 교전이 시작됐다. 3시간에 이르는 전투였다.

특히 총격전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양측 모두 사상자가 발생했다.

라카위는 “5명의 IS 대원이 살해됐고, 2명의 특공대원이 부상을 입었다”면서 “한 명은 미국인, 다른 한 명은 요르단인”이라고 했다. 20일 미국 정부가 “이 작전에서 1명의 미국 군인이 부상하고 여러명의 IS 대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한 내용과 유사한 증언이다.

양측의 전투가 계속됨에 따라 미국 특공대원은 철수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오전 3시께 이들은 타고온 헬기를 타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美 체면구긴 과거 인질 구출 실패 사례는=알자지라 방송은 지난 30여년간 미국 정부가 실패했던 주요 인질 구출작전을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주테헤란 미대사관 구출작전이다. 1980년 4월24일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은 1979년 11월 이란 이슬람혁명 뒤 주테헤란 미대사관에 억류된 인질 52명을 구출하는 작전(작전명 독수리의 발톱)을 승인했다.

이 작전은 1차 집합지인 이란 중부 야즈드주에 인질 수송용 헬리콥터 8대중 3대가 모래폭풍, 기기 고장 등으로 도착하지 못하면서 중단됐다.

인질은 이듬해 1월 알제리의 중재로 풀려났고 마지막 남은 6명은 캐나다 정부의도움으로 겨우 이란을 탈출했다. 이들의 탈출 과정은 31년뒤 영화 ‘아르고’의 소재로 쓰이기도 했다.

2010년의 아프간 탈레반 피랍 린다 노그로브 구출작전도 미군에게 뼈아픈 사건으로 남아있다. 미군은 당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된 영국인 자선단체 여성 활동가 린다 노그로브와 아프간인 동료 3명을 구출하기 위해 10월13일 새벽 작전을 개시했다.

당시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의 승인하에 미군 특수부대가 이들이 감금된 탈레반 은신처에 투입됐지만 작전 도중 인질 모두 사망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조사결과 미군 특수부대원 중 하나가 명령을 받지 않고 수류탄을 던지는 바람에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소말리아 해적 피랍 미국인 구출작전도 실패로 끝났다. 오만 부근 해역에서 2월18일 납치된 미국인 4명을 구출하는 작전에 미사일장착 구축함까지 동원됐지만 결국 인질을 구하지 못했다.

피랍 나흘만인 2월22일 미군은 해적의 배에 올라 2명을 죽였지만 이미 해적이 인질을 모두 죽이고 난 뒤였다.

항복한 해적 14명은 이후 미국 법원에서 최고 종신형을 받았다.

sparkli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