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국의 대(對) 중국 수출이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만큼 대중국 수출산업도 이에 맞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다.
중국에 대한 월별 수출은 올해 들어 4월까지 작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유지해왔으나 지난 5월 9.4%나 급감한 이후 8월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9월(6.4%)과 10월(3.5%)에는 증가세를 회복했지만 11월엔 두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지난 11월까지 대 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12월 한 달이 남아있고 연말 수요 등의 요인이 있긴 하지만, 12월에도 대중국 수출이 부진한 양상을 보인다면 올 한해 전체의 누계로 대 중국 수출이 마이너스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만일 올해 대중국 수출이 작년대비 감소세를 보인다면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9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30년간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과 IT 거품이 터진 2001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 등 3번뿐이다.
이처럼 대중국 수출이 부진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중국과 유럽 등의 경기가 부진한 영향이 크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물량 중 절반가량이 중국 현지 가공 후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가공무역 물량임을 고려하면 유럽 등 선진시장의 경기 부진이 대중국 수출에도 타격을 준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체질 변화로 중국 제품의 경쟁력이 급격히 향상된 요인이 더 크다면서 중국의 변화에 맞춘 대중국 수출산업의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봉걸 무역협회 전략시장연구실 연구위원은 “대중국 수출은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면서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해가던 제품을 자국산으로 대체하면서 석유화학, 휴대전화 등의 경쟁력이 높아져 굳이 한국 제품을 수입하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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