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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뱃값 인상에도 내년 물가 상승률 2% 복귀 어렵다
[헤럴드경제 = 하남현 기자] 담뱃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1%대에 머물 것이라는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에 유가하락 요인이 담배가격 인상 효과를 상쇄한다는 것이다. 담뱃값 인상을 제외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 수 있다는 의미여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심화되고 있다.

5일 국내외 주요 경제예측 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기관인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원유와 농산물 가격의 하락 안정 등 공급측면에서 물가하락 압력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로 낮춰 잡았다. 담배가격 인상이 확정됐음에도 오히려 물가 상승률을 당초 예상보다도 더 아래로 잡은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 역시 담뱃값 인상과 원화 약세 등 물가 상승 요인에도 내년 물가상승률이 1.9%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증권도 이날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물가상승률을 1.4%로 점쳤다. 특히 담뱃값 인상요인을 뺄 경우 물가상승률은 0.8%를 기록하며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부터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될 경우 소비자물가는 연간 0.62%포인트 가량 높아진다는 정부의 추산을 반영한 것이다.

이밖에 주요 민간 경제예측기관들은 대부분 내년 물가상승률을 1%대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2.3%)와 한국은행(2.4%)이 내년도 물가상승률을 아직 2%대로 전망하고 있지만, 현재 물가 흐름을 보면 내년에도 민간기관들의 전망대로 1%대 물가상승률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1.0% 오르는데 그치며 0%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담배 가격 인상으로 0.62%포인트가 오른다고 해도 2%대 물가상승률과는 거리가 먼 수준이다. 소비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장 물가가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가 2013년부터 내년까지 3년 연속 1%대에 머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2013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에 머물렀고 올해도 1월부터 11월까지 줄곧 1%대 물가상승률을 보여 연간 상승률 1%대가 확실시 된다.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2.5~3.5%)에 크게 못 미치는 저물가가 지속되면서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식 디플레이션에 본격 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는 더욱 커지게 됐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내년에도 한은이 올해에 이어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고 적정 수준의 물가 상승을 유지하기 위한 ‘리플레이션(Reflation) 정책’의 일환으로 기준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침체 우려가 있는 유로존과 일본은 물론이고 견조한 확장기조를 지속하는 미국마저도 적정한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기 위해 리플레이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금리인하 전망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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