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삼성그룹이 2015년 임원승진 대상자 353명을 4일 발표했다. 스마트폰 실적부진 탓으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임원승진자가 300명대로 떨어졌지만, 분명한 성과를 낸 사업부에서는 대거 승진이 이뤄졌다. 조기 승진시킨 발탁인사도 작년보다 크게 줄었다. 신상필벌이 이번 인사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분석된다.

승진 대상자는 부사장 42명, 전무 58명, 상무 253명이다. 삼성 임원 승진자는 2010년 380명, 2011년 490명, 2012년 501명으로 늘어나다, 2013년 485명, 2014년 475명에 이어 내년까지 3년 연속 줄어들게 됐다.

사장단을 제외한 신임 임원 평균연령은 46.7세로 작년(47세)보다 젊어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해 처음 실시한 이번 인사에서 임원 세대교체가 속도를 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사장단 승진자도 모두 1960년 이후 출생자로 채웠다. 삼성은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시키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발탁인사는 부사장 8명, 전무 16명, 상무 32명 등 56명이다. 2012년 54명, 2013년 74명, 2014년 86명이던 발탁인사가 처음으로 크게 축소됐다. 해외법인의 외국인 임원 승진자도 전년 12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다만 여성 임원 승진자는 전년의 15명과 비슷한 14명이다.

승진자 중 경력 입사자의 비율도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 영입인력에 대해서도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등 능력주의 인사 기조도 유지됐다. 승진자 중 경력입사자 비율은 33.4%으로 지난 해 35.9%와 비슷하다.

계열사별로 삼성전자 승진자는 165명으로 전년대비 62명이나 급감했다. 메모리사업부 승진자가 22명으로 늘었을 뿐 최대 사업부인 무선사업부와 가전사업부 등에서 승진이 부진했다.

21명의 신임 부사장을 배출한 삼성전자에서는 미래전략실을 비롯해, 무선사업부, 메모리반도체, 감사와 재경 등 경영지원 부문 고루 승진해 무선사업부에 쏠렸던 예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삼성 미래전략실에서는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전략 1팀 김용관 팀장, 커뮤니케이션팀 이준 팀장과 노승만 전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북미총괄 기회홍보팀장인 데이빗 스틸 전무도 부사장에 올라 외국인 중 본사 최고위직에 기록을 이어갔다.

전자계열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에서는 부사장 승진자가 나왔지만, 삼성전기, 삼성SDS에서는 전무 승진자를 배출하는 데 그쳤다. 비전자 및 금융계열사 가운데서도 사장이 교체된 삼성증권만 부사장 승진자를 내지 못했다. 한화로 매각이 결정된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에서도 성과보상 차원에서 임원승진이 이뤄졌다. 합병이 무산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도 각각 1명의 부사장 승진자를 배출했다. 삼성은 내주 초 각 사 별로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해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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