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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조문술> ‘쓰레기 시멘트’ 논란
최근 한 인터넷 포털에서 ‘쓰레기 시멘트’ 논란으로 게시판이 뜨겁다. 시멘트를 만드는데 쓰레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해성이 있다는 주장이 목소리를 높인다. 이를 방어하는 시멘트업계는 산업 부산물을 리사이클링자원으로 활용하기는 하지만 유해하지 않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 와중에 한 건설사도 동조하고 나섰다. 폐타이어를 재활용하지 않은 시멘트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과연 시멘트를 만들 때 폐타이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환호할만한 일인지 의문이다. 그 많은 폐타이어는 어디로 갈 것인가. 시멘트는 주원료인 석회석을 구워(가열해) 만든 제품이다. 주연료로 유연탄을 사용하고 보조연료로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등을 사용한다. 

폐타이어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를 혼합한 것에 철사로 성형을 해서 카본블랙, 유황, 폴리에스터, 나일론 등을 넣어 만든다. 기본적으로 타이어의 주성분은 합성고무다. 이 합성고무는 정유 부산물인 나프타, 즉 기름덩어리와 마찬가지다.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폐타이어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석유를 열원으로 태우는 것과 같은 셈이다. 심지어 1970년대 오일쇼크 이전에는 시멘트 제조 연료로 벙커C유를 사용하기도 했다. 폐타이어를 쓰레기라고 여기는 이들은 폐타이어를 태울 때 나오는 시커먼 그을음을 떠올릴 것이다. 석회석을 가열하는 시멘트 소성로 내부의 온도는 1450도이고 가스온도는 2000도에 이른다. 1450도는 지표에 노출된 마그마 온도(1200도) 보다 높다. 지상의 모든 유기물은 마그마에 닿는 순간 태워져 가스가 돼 버린다. 폐타이어도 그런 유기물의 하나로, 소성로 안에서 완전연소가 돼버리는 것이다.

쓰레기 시멘트 논란을 보면서 과거 우지라면, 만두소 파동이 떠오른다. 쓰레기나 다름없는 재료를 사용해 만두를 만들고, 라면을 만들었다는 일부 언론의 선동적인 기사에 일반 국민들의 오해가 더해지자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했다. 관련 회사들은 부도 위기에 몰리거나 문을 닫았다. 최종적으로 밝혀진 진실은 충분히 식용 가능한 재료라는 것이었다. 검증된 사실을 가지고 논쟁해야 우리 사회가 병들지않는다.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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