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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입주자 연대, 이젠 ‘통’ 커졌다
신도시 차원 민원 등 해결 수준
세종시 33개 단지 공동 실력행사…‘고운뜰공원 원안 조성’ 놓고 맞서


아파트 입주예정자 모임의 활동 영역이 커지고 있다. 기존 입주자 모임이 아파트 한 개 단지의 민원을 해결하는 차원에 그쳤다면 요즘 입주자 모임은 타 아파트 단지들과 연대해 해당 택지지구나 신도시 차원의 민원 등 좀 더 큰 사안을 해결하는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

드물긴 하지만 아파트 입주자 모임에 앞장 선 몇몇 인사들은 실력(?)을 인정받아 해당 지역 구의원이나 시의원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입주자 연대의 통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아파트 입주가 대규모로 진행 중인 세종시에서는 애초 분양 당시에 세종시의 대표 시민공원으로 홍보된 고운뜰공원의 원안 조성 여부를 놓고 아파트 입주자들과 공원 조성을 담당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간에 팽팽한 의견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들은 공원 조성 과정에서 규모가 축소됐다며 원안대로 조성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LH는 조성 중 계획 수정은 당연한 것이며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대립이 평행선을 달리자 아파트 입주자들은 연대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 말 고운뜰공원 주변 10여개 단지 대표단이 모여 고운뜰공원정상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추진위는 약 2개월 간 LH, 행정복합도시건설청 등과의 협상에서 뚜렷한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자 세종시 전역에 이를 성토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로 했다.

현재 세종시 33개 아파트 단지가 이 운동에 동참 중이다. 추진위는 4일 오후 행복청 앞에서 LH, 행복청 등에 항의하는 추진위 총회를 열 계획이다.

황준식 고운뜰공원정상추진위원회 위원장(세종시 모아미래도 에듀포레 입주자 대표)은 “고운뜰공원은 호수공원과 함께 세종시를 대표하는 시민공원인데 이 공원 규모가 축소 조성된다면 향후 예정된 도시 인프라 또한 영향받게 될 것”이라며 “이 사태가 장기화되는 경우를 대비해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를 세우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입주자들이 민원 해결을 위해 단지들끼리 연대하는 현상은 최근 조성 중인 다른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은 한강신도시총연합회를 결성해 김포 경전철 공사, 버스노선 신설 또는 조정, 대형마트 입점 등 굵직굵직한 각종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은 아예 총연합회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입해 매일 의정활동을 보고 중이다.

앞서 수년 전 동탄신도시 조성 과정에서도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단지들끼리 연대해 도시 인프라 조성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이후 해당 지역 구의회나 시의회까지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목동 아파트 단지 입주자들이 똘똘 뭉쳐 정부의 목동 행복주택 사업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서울은 물론 전국적으로 수많은 택지지구나 신도시가 조성되고 있는데 수요자 입장에서 정부나 공공 차원의 계획이 100% 옳은 건 아닐 것”이라며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활발한 의견 교환을 통해 보다 나은 도시 인프라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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