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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 수에즈운하, 지중해 생태계 파괴”
건설 추진에 환경단체들 경고
개통 145년만에 확장되는 수에즈 운하로 인해 지중해의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란 경고가 환경단체들 사이에서 잇따르고 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제2의 수에즈 운하 건설 프로젝트’는 기존 수에즈 운하와 평행한 72㎞ 길이의 새 운하를 만드는 계획이다.

이렇게 양방향으로 바닷길이 생기면 운하 통과를 위한 선박 대기 시간이 11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고, 운송능력 또한 2배로 확장된다.

연간 50억 달러인 운하 통행료 수입도 130억 달러로 늘 것으로 이집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 예산은 모두 56억파운드(9조7402억원)로, 이 가운데 80%는 이집트 정부가 연 수익율 12%를 보장하는 국민주를 발행해 조달했다.

그런데 수에즈 운하 확장 계획으로 지중해에 외래 해양 생물 종이 늘면 토종 생물이 위협받고, 생태계가 파괴돼 지중해 연안 주민이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세계 생태계 보호를 위해 유엔이 조직한 생물다양성에 관한 협약(CBD) 서명국의 과학자 18명은 이집트에게 수에즈 운하 확장 공사 이전에 확장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립해양연구원의 벨라 갈리일 해양생물학자는 가디언에 “확장된 운하를 통해 홍해로부터 외래종 유입이 늘면 생태계 구조와 전체 지중해 기능에 다양한 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계에 따르면 지중해에는 외래 생물 700종이 발견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50종은 1869년 수에즈 운하 개통 이후 유입된 것들이다. 이 중 일부는 사람에게도 해로운 유독성 생물로, 토종 생물들의 서식지를 파괴시킨다.

수에즈를 통해 지중해로 흘러온 생물 중 가장 파괴적인 것은 은뺨 복어로, 지난 10년간 지중해 동부 병원에서 복어 음독 환자가 증가했다. 초식성 밀복어 개체수도 최근 수십년새 증가해, 지중해 동부 심해 해초지대를 싹쓸이하고 있다.

가장 최근 ‘이민’ 온 맹독성 생물은 해파리다. 1970년대 수에즈를 통해 태평양 열대성 바다에서 지중해로 들어오기 시작한 해파리는 현재 지중해에서 수천마일에 걸쳐 발견되며, 어민들의 어획에 방해를 줄 뿐만 아니라 해안가 관광객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그 수가 증가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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