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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낯뜨거운 국회, 존경받지 못하는 정치인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26일부터 국회가 멈춰 섰다. 내년 예산 심사를 닷새 앞두고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지원 합의를 여당이 파기했다고 야당이 공격하며 전체 상임위 참석을 ‘보이콧’하면서 부터다.

“느닷없다”는 이야기가 쏟아졌다. 누가봐도 이유부터 잘 납득되지 않았다. 실체가 불분명한 합의 파기 책임 공방을 떠나 360조원이 넘는 국민 세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논의해도 시간이 모자랄 판에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모든 일정을 중단하는 것은 누가 봐도 명분이 부족해 보였다. 그 동안 새정치민주연합이 철저한 예산 심사를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내세운 ‘12월 9일 처리’ 주장도 근거가 희박해지는 느낌이었다.

상임위는 멈춰섰지만, 국회 정론관에서는 쉼없이 브리핑이 이어졌다. 여야 모두 누리과정 합의 파기 탓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며, 국회 파행의 원인을 ‘네 탓’으로 돌렸다. 하루종일 네 탓 공방에 귀가 따가울 지경이었다.

그러는 동안 국회 본관 주위는 만추를 즐기러 나온 어린이집 아이들과 국회 본관 탐방에 나선 초등학생들의 발길이 끊임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들 눈에 정치인들의 네 탓 공방과 상임위 보이콧이 어떻게 비춰졌을까.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날 보이콧은 개학을 며칠 앞두고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학교에 안 가겠다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름이 없어 보였다. 또 이를 이유로 서로 탓하며 다투는 부모들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느낌이었다.

정치인들의 싸움이야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이를 줄이기 위해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됐고 그 시행 첫해를 맞이하고 있는 마당에 이 같은 모습은 되도록 연출되지 말아야 한다. 망치가 등장하고 최루탄이 터지는 ‘동물 국회’를 방지하기 위해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됐다는 것을 감안해서라도 국회 보이콧이 길어져서는 안 된다.

국민사랑의회 청년모임인 ‘청100단’이 고등학생 1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정치인의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난다. ‘청소년이 바라본 대한민국’이라는 주제의 설문에서 현 정치의 문제점으로 ‘정치인(41%)’이 가장 많이 꼽혔다. 또 정치인 중에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인지 물은 것에 대해서는 82%가 ‘없다’고 답했다.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 이 또한 설문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학생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완되어야할 부분으로 ‘사회통합(44%)’을 제시했다. 여야 정치인은 국회 보이콧을 끝내고 사회통합에 나서야할 때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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