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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단 한 명의 팬이 있다면"…대중가수 이승철의 한 마디
"단 한 명의 팬이라도 사랑받고 있다면, 가수는 노래할 수 있어요. 나를 바라보는 사람이 없다면 노래 못하죠. 팬이 있다면, 영원히 노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는 2015년이면 어느덧 데뷔 30년주년을 맞이하는 가수 이승철의 한 마디. 그는 "'언제까지 노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승철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본지와 만나 30주년을 앞둔 소감과 '온(ON) 캠페인', 전국투어 '울트라캡쏭'과 월드투어에 이르기까지 근황과 향후 계획 등을 전했다.

특히 최근 화제의 중심이 된 '일본 입국 거부' 사태에 대해 이승철은 "어르신들은 걱정하시고, 젊은 친구들은 응원을 해주더라"고 미소 지었다. 아울러 "우선 독도 지원센터가 재추진된다는 소식이 기쁘고, 사실 '그날에'란 노래는 방영을 앞둔 다큐멘터리의 제목이자 삽입곡이다. 방영 날에 발표하려 했는데, 먼저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승철은 지난 9일 일본 공항에서 명확한 이유 없이 입국을 거부당해 4시간 동안 출국 사무소에 억류됐다 풀려나 귀국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승철이 참여한 독도에 관련된 일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불거졌고, 이후에도 일본 측의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 없어 이는 기정사실화됐다.

그는 "입국 거부 사태가 양국의 외교, 자칫 정치적으로 번져나갈 수 있었던 것을 '그날에'란 노래가 봉합시켜줬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시선과 마음이 차분히 하나로 모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선 사태에 대해 일본에서는 여전히 입장 표명이 없고, 이후 한국 외교부에서 당시 상황에 대한 일들을 물어봤다고 한다. 당시 일본 측은 억류 이유를 얼버무리고, 제대로 설명하지 못 했다. 이승철은 이번 사태가 있기 전, 열다섯 차례나 일본을 오가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특히 입국 거부 당시에는 그의 아내도 동행, 그 역시 이유 없이 억류돼 상황을 더욱 석연치 않게 만들었다.


이승철은 "이로써 독도에 관련된 일로 일본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는 게 확실히 확인되지 않았나. 입국 카드에 가수가 아닌, CEO라고 기재했는데 '유명한 가수 맞죠?'라고 묻더라. 사전 조사가 분명히 있었고, 여러 가지 자료를 만들어놨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방송에서 봤지만, 이유를 밝힐 수 없다고 했는데 밝힐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일본에서 콘서트도 했고, 일본 방문이 15번이 넘는데 다른 이유는 말이 안된다. 최근 2년 전에도 아무런 문제없이 다녀왔는데"라고 덧붙였다.

이승철은 오는 2015년 월드투어를 계획 중이다. 여기엔 일본 도쿄와 오사카도 포함돼 있다. 그는 일본에도 공연 개최에 대한 비자 신청을 해볼 생각이다.

"'그날에'는 통일에 대한 염원과 세계 평화에 대한 노래다. 탈북 청년 합창단이 자신이 살아온 삶과 희망을 노래한 곡인데 섣불리 판단하지 않았나는 생각이 든다"

이승철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ON 캔페인'은 지난 3월 탈북청년합창단 '위드 유'가 그에게 지휘를 부탁해온 일이 출발점이다. 그는 그동안 잘 알지 못했고, 체감하지 못했던 일에 마음이 움직여 두 팔을 걷어부치고 함께 나아가기로 했다.

이후 그는 8월 14일 남과 북이 한목소리를 내는 독도에서 6개월간 준비한 평화의 노래 '그날에'를 발표, '홀로아리랑' 등을 부르는 음악회를 열었다. 뿐만 아니라 이승철은 김천소년교도소와 대안학교 학생들과도 노래로 소통했다.

"모든 것이 내가 찾아간 일은 하나도 없었다"는 이승철.


"직접 체험을 해서 느낀 것이다. 합창단이든 아프리카 프로젝트든, 가장 중요한 건 음악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거다. 탈북청년합창단 친구들은 온갖 시련을 겪고 이곳에 왔기 때문에 경계심이 굉장하다. 하지만 이 친구들이 음악을 통해 눈빛과 마음이 변하는 걸 체험했다. 융통성이 없었던 친구들이 눈빛도 바뀌고, 경계심을 내려놓고 사회를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 것이다. 음악이란 게 이처럼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니까 매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모든 게 내가 직접 찾아간 일은 하나도 없다. 김천교도소도 섭외가 왔고, 대안학교도 그렇다. '해주세요' 해서 시작한 거다. 커다란 일들이 나를 찾아와 주고, 해야 할 일들이 주어지니까 자연스럽게 책임감도 생긴다. 그동안에도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떤 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뜻깊은 일들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2015년은 이승철에게 더 의미 있고, 바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그는 "30주년이란 게 전혀 실감이 안 난다. 사실 요즘은 30주년 가지고는(웃음). 주년이란 말 자체가 쑥스러운 것 같다. 조용필 선생님은 45주년, 패티김 선생님은 50주년이신데, 30주년 가지고 기념을 한다는 게 쑥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슈퍼스타K'를 보면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후배 가수들을 보면, '세상이 정말 많이 좋아졌구나' 싶다. 전 세계 내로라하는 프로듀서들이 한국 가수를 위해 노래를 만들고 있다는 게 예전에는 생각도 못했다. 처음 부활로 데뷔했을 때 첫 콘서트 당시 악기를 직접 나르고 포스터도 붙이러 다녔다. 그러다 걸려서 파출소도 갔는데(웃음). 지금은 한국 가수가 음반을 내면 전세계 음악차트 순위권에 오르는 시대가 왔으니까, 데뷔 역시 한국 데뷔가 아니지 않으냐. 그런 걸 보면 감회가 새롭다"고 벅찬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난달부터 전국투어 '울트라캡쏭'에 돌입했다. 지난 15일과 22일 각각 일산과 광주 공연을 마쳤고, 오는 29일 의정부, 다음 달 6일 인천, 20일 부산,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에 이어 31일 대구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폐활량이 중요하니까 운동을 많이 한다. 콘서트를 시작하면 우선 술을 끊는다.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 뿐, 공연하는 건 전혀 힘들지 않다. 오히려 무대에 오를 때 가장 좋고 보람차다"

오는 12월 3일 케이블채널 엠넷(Mnet)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net Asian Music Awards)'에서도 특별한 무대를 준비 중이다. 홍콩어린이합창단과 '그날에'의 영어 버전 '더 데이(THE DAY)'를 열창하는 것. 아울러 월드투어 추진도 구체적으로 계획 중이며, 가수들이 의기투합한 고(故) 신해철의 추모 공연 역시 내년 상반기에는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노래'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이승철이 있다.

"부르고 싶은 게 아니라 대중들이 듣고 싶은 노래를 하고 싶다. 그게 대중가수의 몫인 것 같다. 팬이 없는 대중가수는 무대에 설 힘을 잃는다. 곧, 무대에 설 힘이 있으려면 팬의 사랑이 중요하다. 내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단 한 명의 팬이 있다면 나는 영원히 노래할 수 있을 것 같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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