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오바마 新외교독트린 6개월만에 ‘후퇴’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이 제한적ㆍ다자적 개입주의로 대표되는 신(新) 대외정책 구상 ‘오바마 독트린’을 발표한 지 6개월 만에 한발 물러나는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중인 미군 전투병력을 앞으로 알카에다 뿐 아니라 탈레반을 상대로 한 군사작전에 투입할 예정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21일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말로 종료 예정이던 아프간 주둔 미군의 전투활동을 기존 계획보다 최소 1년 더 연장하는 내용의 비밀명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8일(현지시간)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제한적 개입주의로 대표되는 외교 원칙 ‘오바마 독트린’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 명령은 알카에다, 탈레반 등 무장 세력이 미군과 아프간 정부에 위협을 가할 경우 아프간 주둔 미군은 2015년에도 전투작전을 벌이며 전투기ㆍ폭격기ㆍ무인기를 동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당초 미국은 아프간 주둔 미군 규모를 올해 연말까지 9800명으로 감축하기 시작, 내년 연말에는 절반으로 차례로 줄여 2016년 연말까지 완전 철수한다는 계획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월 27일 이 같은 아프간 철군 계획을 밝히고, 바로 다음날인 28일엔 ‘제한적 개입주의’와 ‘다자적 개입주의’로 요약되는 오바마 외교독트린을 천명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위협에 단독 행동 대신 동맹ㆍ우방과 함께 집단으로 대처할 것이며, 군사개입은 다자주의 틀에 의존하겠다는 외교원칙을 발표했다. 특히 아프간 전쟁이 올해 말 공식 종료된다면서 그로 인해 여유가 생기는 군사ㆍ외교 역량을 중동ㆍ북아프리카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아프간 미군의 전투임무를 2015년까지 연장한다는 이번 비밀명령 내용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신외교독트린 천명 6개월 만에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오바마 정부 예상보다 알카에다 잔존 세력의 저항이 계속되고 탈레반의 세력이 눈에 띄게 커지면서 전투병력 철군은 이르다는 판단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 들어 탈레반 등과의 전투로 사망한 아프간군 병력은 4600명에 이른다. 올해 아프간 지원에 40억달러가 투입됐지만 현장 아프간 군경들은 여전히 무기가 부족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파키스탄 안보 전문가인 아킬 유사프자이는 “알카에다와 IS가 미군과 나토군이 완전 철수하면 아프간을 통제할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23일 파키스탄 일간지 익스프레스트리뷴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이라크ㆍ시리아에서 득세하고 있는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때문에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분석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