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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사태 1년…나토가입 재충돌, 경제파탄만 심화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친러시아파와 친서방파의 분열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가 반발 1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정 체결 취소로 반정부 시위가 촉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자국 통화가치는 50% 폭락하고, 경제는 파탄났다.

최근 집권한 친(親)서방 정부가 추진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도 러시아와 독일의 반대로 예상밖의 난관을 맞이하면서 대외적으로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獨 나토가입 반대, 난관에 빠진 친서방 신정부=우크라이나의 안보 상황은 1년 전보다 더 심각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나토 가입을 위한 법안을 올해 안에 처리하기로 했지만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그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나토의 파트너가 될 수는 있지만 회원국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군사ㆍ전략적 요충지를 빼앗겼고 동부지역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과 충돌을 거듭하며 사실상 휴전협정이 파기됐다.

러시아와 맞서고 있는 현 정부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안보협력기구인 나토 가입에 실패하다면 불안은 더욱 고조된다.

EU 가입 추진도 쉽지 않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EU가입을 목표로 삼아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금 우크라이나의 EU가입에 대해 추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가까운 시일 내에 EU에 가입하는 것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본다며 EU회원국이 되기 위해 여러 세대에 걸쳐 정치ㆍ경제 현대화를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관계 강화를 막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느 나라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해 생각하지 않겠다는 100% 보장을 듣고 싶어한다”며 “나토가 러시아 국경으로의 동진을 멈추고 (러시아와의) 힘의 균형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중단할 것이란 얘길 듣길 원하지만 이런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지난 9월 EU와 협력협정을 체결했지만 러시아의 압력으로 시행을 2016년까지 미룬 상태다.

<표>미 달러 대비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 환율. [표=톰슨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

▶흐리브냐화 50% 폭락, 금융시장 붕괴=서방과의 미진한 경제협력은 우크라이나 경제를 붕괴 위기까지 몰아가고 있다. 올 들어 달러화 대비 흐리브냐화 가치는 50% 폭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170억달러 긴급 자금수혈과 그밖에 100억달러 추가지원에도 외환보유고는 바닥을 드러내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 뒷걸음질치며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채수익률은 정점을 향해가면서 국가부도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경제 전문가인 앤더스 애슬런드는 우크라이나가 ‘극심한 금융위기’에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군사적 침략 행위를 통해 지속적으로 위협을 가하며 우크라이나는 4개월 내에 경제가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FT는 암시장에서 1달러에 18흐리브냐까지 거래되는 현실을 보여주며 이를 금융위기의 전조라고 예고했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총리는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조만간 경제 현대화와 부패 척결을 위한 개혁을 발표하고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렉산드르 슐라팍 재무장관은 정부 구성이 늦어지며 내년 예산안 통과를 미뤄야하는 상황에서 IMF 등으로부터 추가 자금을 지원받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미 우크라이나는 올해 82억달러의 지원자금을 받았다.

러시아에 갚아야 할 가스요금도 31억달러에 이른다. 겨울을 나려면 러시아에 미리 지불해야할 돈도 필요하다. 그러나 외환보유고는 지난달 기준 126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통화가치에 영향을 미치며 물가상승률도 19%까지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주요은행인 VAB와 시티커머스는 지난 21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금융권 일부 관계자들은 ‘도미노 현상’으로 더 많은 은행들이 금융위기 여파에 휘말릴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우크라이나가 외부 지원을 받아야 할 자금 규모를 12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IMF 등은 현재까지 총 27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일각에선 경제난을 해소하기 위해선 그리스처럼 수천억달러를 쏟아붇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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