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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은행 연내 매각 불투명…교보생명, 예비입찰엔 참여할 듯
[헤럴드경제=김양규 ㆍ황혜진 기자] 인수 유력후보로 지목돼 온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에 어쩡쩡한 태도를 보이면서 우리은행의 연내 매각 성사여부가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매각 주체인 정부도 처음 매각 작업에 나설때보다는 소극적인 모습인데다, 별 다른 경쟁 인수자도 없는 등 우리은행 인수전은 연내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마친 후 공식발표를 통해 “우리은행 예비입찰 참여를 위한 가격범위, 수량범위 등 가이드라인을 결정했다”며 “조만간 이사회 경영위원회가 참여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가격과 수량 등에 대해 이사회가 결정한 범위에서 세부사항을 결정하도록 위임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은행 인수전에 대한 준비작업을 진행하되, 최종 입찰 참여 여부는 유보한 것이다.


교보생명 한 고위관계자는 “예비입찰에는 참여할 계획이나, 은행 인수는 섣불리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특히 자금조달 문제 등 풀어나가야 할 난제가 적지 않은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에 대한 손익구조 등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범위와 자금조달 문제가 남아있어 섣불리 인수 추진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어정쩡한 입장을 내놓은 교보생명이 결국 정부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보생명의 또다른 고위 관계자는 “보험업법상 규제에 막혀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자금도 충분치 않고, 정부 역시 규제 해소 등 (우리은행) 매각에 대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자체 보유자금이 10조원 정도라면 모를까 사실상 은행을 인수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행 보험업법상 교보생명이 이번 입찰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자산의 3%’ 이내로 1조3000억원에 불과하다. 우리은행의 경영권 지분 30%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매매정지 시 종가인 1만1900원으로 계산할 경우 2조4142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할 경우 3조원 정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부족한 자금은 프랑스 악사(AXA) 등 재무적투자자(FI)로 끌여들여 조달해야 한다.

정부 역시 적극적인 유효경쟁을 통한 흥행 가능성이 낮은 현 상황에서 서둘러 우리은행 매각을 추진할 필요성이 사라진 상태란 게 금융권내 시각이다.

특히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지주의 일부 계열사 매각을 마무리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둔 상태에서 준 정부기관이나 마찬가지인 은행을 신창재 회장 개인 소유의 교보생명에 넘겼다는 특혜 시비 등은 적지않은 부담요인이다.

또 유력후보군으로 급부상한 중국의 안방보험 역시 국내 은행을 외국계 자본에 매각한다는 반발을 야기할 수 있어 쉽지 않은 결정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급할 건 없다는 입장이다. 예비입찰에 실패할 경우 내년에 다시 매각작업에 나서면 된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수후보군에 대한 자격심사는 하지 않은 상태”라며 “오는 28일 경영권 매각 예비입찰이 마감되면 경영관련 사항과 지금까지의 투자이력 등을 감안해 세부적인 채점기준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예비입찰이 실패할 경우 내년에 다시 재공고할 계획”이라며 “연내 경영권 매각 주체를 확정짓기 위해 특정업체를 위한 제도완화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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