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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김학수>삼성과 넥센의 광고 메시지
지난 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마친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는 신문 광고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4연속 통합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는 ‘고맙습니다. 올 한 해 그 뜨거웠던 함성’이라는 제목으로 주요 중앙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냈다. 뜨거운 성원과 격려를 해 준 팀 팬들과 야구팬들를 위한 고마움의 표시로 공익성광고를 한 것이다. 모기업인 삼성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으로 이루어진 ‘통 큰’ 광고였다. 준우승에 그친 넥센 히어로즈는 지면 중간에 7단 변형광고로 ‘도로 위에서도, 그라운드에서도 넥센은 강자였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광고를 실었다. 9개 프로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을 갖고 있지 않고 독립구단으로 운영하는 넥센 히어로즈는 메인 스폰서 넥센타이어가 돈을 대 신문 광고를 내게 됐다.

신문광고는 기업, 개인 등의 상품을 홍보하고 고객들과 연결하는 방법이다. 두 팀 광고의 내용과 크기 등을 살펴보면 한국 프로야구의 현주소를 잘 알 수 있다. 두 팀은 재정적인 능력에서부터 운용, 선수 관리, 홍보 등까지 팀간 격차가 아주 크다.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는 재정적인 잣대로 보면 양극점에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그룹의 야구단으로, 명실상부한 최고 구단이다. 이에 반해 넥센 히어로즈는 모기업이 없이 넥센 타이어로부터 광고료를 받아 넥센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네이밍 스폰서’ 전략에 따라 탄생한 팀이다.

외형적인 조건에서 큰 차이를 보인 두 팀은 한국 시리즈에 대한 목표와 지향점도 달랐다. 삼성 라이온즈는 우승을 차지해 한국 프로야구의 명문구단임을 과시하는 것인데 반해 넥센 히어로즈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열정의 야구’를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모기업의 풍족한 지원으로 최고의 선수와 코칭스태프, 프런트 등을 앞세워 막강전력을 과시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어려운 살림살이에 선수들의 연봉을 깎고 주전급 선수들을 팔아 구단 운영비를 마련하기도 했던 넥센 히어로즈는 지지 않는 야구를 보여주는데 최선을 다했다.

이런 두 팀의 상황은 신문 광고의 세부적인 표현에서도 잘 나타났다. 삼성라이온즈는 ‘2014년 대한민국 야구는 더 행복했습니다. 야구팬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기위해 더 뛰고 더 땀 흘리겠습니다’며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메시지로 한 공익성 광고를 냈다. 넥센 히어로즈는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면서 넥센타이어라는 스폰서 기업의 광고를 함께 담았다. ‘누군가는 우리를 프로라 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기적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행운이라고 말할 때 우리는 실력으로 증명했습니다’라며 자신들의 도전과 열정을 표현하면서 타이어를 형상으로 한 잠실야구장을 광고 사진으로 싣고 세계를 제패할 넥센타이어를 기대해달라고 주문했다.

강자는 더 나은 승리를 얻고 약자는 의미있는 패배를 낳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두 팀의 광고가 던져준 메시지는 올 한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야구의 묘미를 다시 음미해볼 수 있게 해주었다.

<한체대 스포츠언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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