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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퀀텀점프 기회 맞았다…허민·이민주 등 한전일대 땅부자들
[특별취재팀=홍승완ㆍ윤현종ㆍ김현일 기자] 청담동이 부자들의 거주지로 유명세를 탔다면 삼성동은 기업들의 오피스 타운으로 유명해졌다. 테헤란로와 영동대로 등이 인접해 있고, 코엑스가 가깝다는 메리트는 ‘번잡한 시내가 싫은 젊은 기업’이나 ‘머리로 승부하는 가벼운 기업’들을 하나둘씩 삼성동에 모여들게 했고, 90년대 이후 삼성동은 서울에서 땅값이 비싼 동네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삼성동이 다시 한 번 ‘퀀텀 점프’를 할 기회를 맞았다. 바로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인수다. 현대차그룹이 삼성동 한전부지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건설하기로 하면서 오를 만큼 올랐다고 생각되던 삼성동 일대의 땅값은 다시 뛰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부지 인수에 3.3㎡당 4억4000만원에 육박하는 거액을 들이면서, 인근의 땅들은 몸값을 올릴 ‘명분’을 마련한 상황이다. 


▶ 허민, 이민주, 삼성생명 … 삼성역 일대 알짜배기 땅의 주인들 = 지하철 삼성역 일대에서 북쪽으로 시선을 옮겨보면 많은 기업들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먼저 유한회사 너브가 보유한 필지다. 너브는 허민 위메프 대표이사가 본인 소유의 부동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너브는 삼성동 168번지 일대에 4곳의 필지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역 7번 출구 일대의 모퉁이 땅이 너브의 소유다. 네 곳의 총 면적은 1743㎡로 현재 공시지가 총액만 384억원대에 이른다. 너브는 이 땅을 지난 2012년 사들였다.

이곳은 지난 1월부터 위메프의 신사옥으로 쓰이고 있다. 최근 구 한전부지 개발과 맞물리면서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너브가 보유한 네 곳의 필지 중 가장 비싼 땅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당 공시지가만 1135만원가량 올랐다. 현재 기준으로 이 네 곳의 시세추정치 합은 692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168번지에는 에이티넘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는 땅도 있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자의 달인’ 이민주 회장의 회사다. 이 회장은 외환위기 때 헐값에 인수한 케이블TV회사를 이후 매각해 1조원을 거머쥔 뒤 국내외 각종 회사지분 투자와 빌딩 투자 등으로 투자왕국을 이룩한 거부다. 한때 그의 재산은 1조600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1651.4㎡ 넓이의 필지에는 현재 제일빌딩이 자리잡고 있다. 공시지가는 227억원대지만 실거래가는 4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이 땅을 1987년부터 보유하고 있다. 


바로 옆 필지는 한진중공업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1722.7㎡의 필지로 현재는 정석빌딩이 자리잡고 있다. 반기보고서와 토지대장 등에 따르면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이 땅을 지난 2005년 136억원대에 취득했다. 현재 공시지가는 239억원대지만 시세추정치는 430억원대로 예상된다. 취득 10년 만에 2배 이상의 평가익이 예상되는 셈이다. 특히 이 땅의 경우 GBC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가격이 추가적으로 더 오를 것으로 보여 매각 시 상당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영동대로변의 모 유명 웨딩하우스가 자리잡고 있는 땅은 주식회사 유니온테크의 소유다. 유니온빌딩이 들어서있는 이곳 3개 필지는 1792.2㎡의 넓이에 공시지가의 총합이 402억원 선이다. 실거래가는 720억원을 넘을 것으로 평가된다. 유니온테크는 국내 유명 문화 콘텐츠 투자사인 유니온파트너스의 최대주주격인 회사다. 유니온테크는 이 땅을 지난 2008년 한성인베스트먼트로부터 사들였다. 이곳 역시 지난 5년간 ㎡당 공시지가가 300만원 정도 오른 상황이다.

대한민국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도 GBC 인근 삼성동에 필지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2011년 사들인 171번지 일대의 옛 한국감정원 터다. 1개 필지지만 면적이 1만988㎡로 상당히 넓다. 현재 공시지가는 1450억원 선. 삼성생명은 당시 이 땅을 2328억원에 낙찰받았다. 사들인지 불과 3년이 지났지만 현재 시가는 26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미 매입가 대비 차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부지 자체가 다소 안쪽에 자리잡고 있고 동부간선도로와 바로 맞닿아있다는 단점은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를 3.3㎡당 4억4000만원의 가격에 사들인 것을 감안하면, 이 땅 역시 추가적으로 상당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바로 옆에 위치한 서울의료원 부지 일부에 대해 서울시가 매각에 나설 경우 삼성생명 보유 필지의 개발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 측은 “오피스빌딩을 지어 임대소득을 거두려고 매입한 땅”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자산운용 차원의 투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상당한 차익이 예상된다.

삼성생명 땅의 맞은편 170번지 일대의 필지 두 곳은 휴켐스가 보유하고 있다. 두 곳 모두 휴켐스와 남해화학이 공동보유하는 형태다. 토지의 매입은 각각 1997년과 2002년에 이루어졌다. 휴켐스는 박연차 회장의 회사인 태광실업의 자회사다. 태광실업이 휴켐스의 지분 21.9%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 역시 휴켐스 지분 10.89%를 쥐고 있다. 이 두 곳 필지의 면적은 합계 2074㎡ 정도 된다. 현재 두 필지의 공시지가 합계는 280억원 정도지만, 시가는 500억원 이상될 것으로 추정된다.

170번지에는 학교법인 백암학원 소유의 땅도 있다. 백암학원은 백제예술대를 운영하고 있다. 백암학원의 이환의 이사장은 문화방송과 경향신문 사장을 거쳐 전라북도지사, 14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부총재 등을 지낸 인물이다. 백암학원은 이 땅을 2001년 매입했다. 현재 공시지가는 287억원 정도지만, 최소 추정시세는 51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경암빌딩 부지(NC소프트), 미켈란 부지(대교디앤에스)

▶ 대교, 현대산업개발, 대웅제약 … 일찌감치 터잡은 기업들 = GBC 부지의 북동쪽에도 많은 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우선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필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전부지 끝자락인 영동대로 106길, 삼성동 160번지 일대의 4개 필지다. 총면적 4518.4㎡로, 공시지가 합계는 550억원대지만 시세는 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현대산업개발은 이 땅을 1999년 매입했다.

건너편인 107번지 일대에는 강영중 회장이 이끄는 대교그룹 소속의 대교디앤에스가 보유한 필지가 대거 자리잡고 있다. 1994년 설립된 대교디앤에스는 대교그룹의 부동산개발과 주택건설 사업을 맡고 있는 회사다. 대교홀딩스가 90.06%, 강영중 회장과 가족들이 9.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교디앤에스는 이곳에 사실상 다섯곳의 필지를 보유하고 있다. 107번지에 주식회사 도시와사람이 보유한 한 곳의 필지가 있는데, 도시와사람은 지난 2000년 7월 대교디앤에스에 합병된 바 있다. 다섯곳의 필지가 길모퉁이 전체를 둘러치고 대교블록을 형성하고 있는 형태다. 다섯곳 모두 2001년에 취득이 이뤄졌고 2004년에 대지권 설정도 마쳐진 상황이다.

다섯곳의 면적 합계는 1382.1㎡로, 공시지가의 합계는 180억원 선이지만 현재 시세는 320억원 선으로 예상된다. 필지가 모두 대로변에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좋고, 개발될 GBC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에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를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웅제약도 GBC 부지 일대에 적지 않은 땅을 가지고 있다. 봉은사로와 서울의료원 사거리가 맞닿은 163번지 일대의 세 필지가 대웅제약의 땅이다. 대웅제약은 이 땅을 2002년과 2008년에 걸쳐 사들였다. 총면적은 3930.3㎡다. 공시지가는 400억원 선이지만 추정시세는 728억원 선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본사 및 자회사 등이 입주해 있는 만큼 대웅제약이 부지를 매각하거나 이전할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진 않는다. 다만 GBC 개발로 일대가 주목받는 만큼, 사세나 회사 인지도에 비해 눈에 덜 띄던 대웅제약 본사가 주목받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swan@heraldcorp.com


*더 자세한 내용은 슈퍼리치 홈페이지(www.superich.c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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