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北 클래퍼 국장 특사 인정안해...클래퍼 “北 젊은 관료에게서 희망 봐”
[헤럴드경제] 북한이 억류중이던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해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래퍼 국장은 1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방북과정과 뒷얘기를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다.

클래퍼 국장에 따르면, 북한은 북미 평화교섭안 등을 선물보따리로 들고 오지 않은데 대해 실망했지만, 억류 미국인 석방에 대한 구체적인 대가는 요구하지 않았다.

북한이 미 정부에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의 석방 문제를 논의할 각료급 고위특사 방북을 요청한 것은 지난 1~2일께였다.

북한은 고위특사의 파견을 요청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메시지를 원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에 미국은 행정부처 장관이나 외교관은 아니지만 각료급인 클래퍼 국장 카드를 선택했다.

클래퍼 국장은 3일 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로 비행기를 이용해 이동중이었지만 방북 고위특사 낙점 소식을 듣고 곧장 워싱턴DC로 되돌아와 백악관에서 긴급 전략회의를 가졌다.

그는 이튿날인 4일 새벽 2시 C-40 공군 전용기를 타고 워싱턴DC 인근의 앤드루공군기지를 출발해 7일 오후 7시께 평양에 도착했다.

그는 중간 급유지에서 비행기 고장 때문에 하루 반을 허비하기도 했다. 클래퍼 국장은 이와 관련, “비행기 지연으로 비밀 임무가 공개될까 조마조마했다”고 토로했다.

공항에서 클래퍼 국장을 영접한 것은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었다.

클래퍼 국장은 “영빈관으로 향하는 45분은 무한시간 같았다”며 “차에 타자마자 김원홍과의 토론과 대화가 시작됐다. 북측은 엄청난 돌파구를 기대하고 있었다. 국가 인정이나 평화협정 같은 빅딜을 제시하기를 원했는지 모르지만, 그걸 위해 간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실망했다”고 소개했다.

클래퍼 국장은 만찬에서는 평양시내 음식점에서 김영철 정찰총국장과 만났다. 이들은 3시간 동안 이어진 식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실험 등을 둘러싸고 의견을 교환했다.

클래퍼 국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메시지에 대해 “사과는 아니었다”며 자신이 오바마 대통령의 개인특사이고 ‘긍정적 제스처’로 2명의 미국인 억류자를 석방해달라는 내용이었다고 소개했다.

북한은 이튿날 클래퍼 국장에게 단지 2명의 억류자를 데리러 왔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클래퍼 국장은 “새 신분을 고려할 때 북한 당국이 내 신변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평양 시민들이 우리가 억류자들을 제거하러 온 줄 알고 격앙해 있다는 등의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3시간가량 지난 뒤 다른 관리가 와서 20분을 줄 테니 짐을 싸라고 한 뒤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가 인민군에 의해 끌려 나타났고,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이들의 사면을 승인한다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클래퍼 국장은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나에게 ‘장래에는 억류자 사안이 아닌 다른 현안으로 대화를 나누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클래퍼 국장은 이와 함께 자신들을 공항으로 안내한 또 다른 젊은 북한 관리를 익명의 ‘대화 상대’(interlocutor)라고 표현하면서 그에게서 ‘희망의 여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원홍, 김영철 등 나이 든 관료들은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젊은 관료에게서는 대화나 협상의 여지를 발견했다는 의미였다.

클래퍼 국장은 이와 관련, “김정은 휘하의 나이 든 세대는 자기 얘기에만 집착하고 변화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onlinenews@helarl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