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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ㆍ중ㆍ일, 아세안에 앞다퉈 구애 손짓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동아시아에서 미ㆍ중 간 경쟁으로 러브콜을 받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다. 최근 높은 경제성장과 정치변동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아세안(ASEAN)에 대한 중국과 일본, 한국의 구애도 ‘점입가경’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날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제17차 ASEAN+중국 정상회의에서 이 지역의 기간산업 건설을 위해 200억 달러(21조 9200억 원)의 차관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중 200억 달러는 ‘우호차관’ 100억 달러와 인프라 구축 차관 100억 달러로 구성된다.

중국이 ‘신(新) 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 건설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추진 중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실크로드 기금’도 상당 부분 아세안지역 인프라 건설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AIIB는 자본금 1000억 달러(출범 초기에는 500억 달러)에 달하고 실크로드기금은 400억 달러 규모. 실크로드 기금은 전액 중국이 부담한다. 돈으로 아세안의 마음을 사겠고 있다는 것이 동북아 외교가의 평가다

리 총리는 특히 아세안 정상들과의 회의에서 ‘선린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영유권 분쟁에 비교적 유화적 제스처도 취했다.

중국 외교부 직속 국책연구기관인 외교학원의 왕판(王帆) 부원장은 “‘선린우호협력조약’이 동맹조약은 아니지만 관계가 일정수준에 도달하면 쌍방은 우호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준수해야 할 규범, 의무, 책임 등을 법률형식으로 약속하게 될 것”이라며 “일정부분 양국관계의 안정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세안의 마음을 사기 위해 뛰는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12일 네피도에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회담하고 미얀마에 대한 인프라 구축 지원 명목으로 260억 엔(약 2471억 원)의 차관 제공 계획을 밝혔다. 그는 같은 날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도 회담에서도 하천 정비 등을 위해 약 200억 엔(약 1천900억 원)을 제공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우리 정부는 대아세안 외교에 다소 뒤늦게 뛰어든 대신, 이들 국가와 국민의 마음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외교부는 다음달 11~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아세안 10개국 정상과 사무총장 등 3000여명이 참석하는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의는 한국과 아세안간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맞아 열리는 것으로 2009년에 이어 5년만이다.

외교부는 ‘사람 중심의 나눔과 돌봄의 아세안 공동체 건설’을 내세우고 기후변화 및 재난 관리 등 동아시아 지역이 특히 취약한 비전통 안보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과 경제 협력 심화 방안을 모색한다. 아세안 문화원(가칭) 설립 등 다양한 협력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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