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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바니 쿠르드족 ‘밀수’가 생명줄
터키 국경 통해 혈액 등 밀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두 달 넘게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시리아 코바니의 쿠르드족이 심각한 물자부족을 ‘밀수’로 이겨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바니 쿠르드족이 물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터키-시리아 국경을 통해 밀매되는 물품은 혈액이라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코바니는 연료부족으로 발전을 중단한 상태다. 통신이 중요한 쿠르드군은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대신 배터리를 교체하고 있으며 병원에선 의사들이 환자 상처를 봉합하는 수술에 담배불이나 손전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흐무드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한 밀수업자는 FT에 “병원들이 IS의 포탄에 모두 파괴됐고 의사들이 병원이라고 부르는 곳도 모든 것이 부족하다”며 “의약품과 살균된 물, 정맥혈 등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쌍안경과 휴대전화 배터리도 많이 가져다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터키-시리아 국경 마을 자란(Zahran)은 밀수업자들의 근거지가 되고 있다.

밀수업자들은 터키 국경과 지뢰밭, IS의 공격을 뚫고 얼음을 채워넣은 플라스틱 상자에 정맥혈이나 기증된 혈액 등을 담아 코바니에 공급해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들은 보급품이나 환자 수송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터키 내 국경마을인 수루크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한 의사는 “밀수업자들은 세계가 알기도 전에 우리를 수 년 간 도왔고 여러번 이들을 이용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쿠르드족 민병대는 행여나 터키군에 붙잡힐까 두려워 병원 이용을 꺼린다. FT에 따르면 이들은 안전가옥에서 치료를 받거나 부상이 심할 경우 시리아 신분증을 소지하고 병원에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이란 출신 쿠르드족 의사는 남부 터키 국경 지역에서 부상자를 비밀리에 치료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드노동자당(PKK)과의 30년에 걸친 싸움으로 코바니 전투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터키는 최근 코바니를 지원하기 위해 달려온 이라크 쿠르드족의 터키 국경 통과를 승인했다. 그러나 국경 순찰은 여전히 잦고 터키군은 식료품과 담요 등을 전달하려는 주민들과 종종 다투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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