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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 한 칸에 10명’…북한 하숙집의 풍경
[헤럴드경제] 북한의 대학가 주변에서 임대업을 하는 사람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한다. 하숙집을 찾는 대학생의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내에 기숙사가 존재하지만,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난방과 식사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11일 북한소식 전문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r)는 북한 대학가 하숙집의 풍경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에서 공대를 다니다가 2013년 탈북한 김철민(가명) 씨는 “예전에는 학교 기숙사에서 강냉이 죽이라도 주었으나 지금은 사정이 어려워져서 아무 것도 주지 않는다. 이 외에도 학교 기숙사는 추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외풍이 너무 심해 겨울이 되면 정말 얼어 죽는 줄 알았다. 이 때문에 하숙이나 개인 사택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포커스

이 처럼 대학 주변에서 개인 사택을 이용해 하숙을 하는 집이 늘어나고 있다. 하숙업자들은 밀려드는 수요를 이용해 비싼 돈을 받고 좁은 방안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심지어 방 한칸에 10명이 넘는 인원이 함께 잠을 자기도 한다.

당연히 대학가 주변 집값도 오르고 있다. 하지만 북한 내 모든 대학가의 하숙업자들이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북한의 대학 주변에서 2000년대 후반부터 하숙업을 운영했던 박지원(여) 씨는 “나 같은 경우 지방 대학에서 하숙업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큰 돈은 만져보지 못했지만,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에는 크게 불편함이 없었다. 시장에 나가서 장사를 하는 것 만큼 돈벌이가 됐고, 그렇게 많이 신경쓸 일도 없으니 상대적으로 편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씨는 “장마당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하숙비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고 느낀 부모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하라며 자식들에게 하숙을 장려하는 분위기도 생기고 있다. 북한 전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하숙집을 운영했던 평안남도 쪽은 기숙사보다는 하숙집이 더 인기를 끌었던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북한 내 대학가 주변의 집값이 오르는 것은 결국 대학 기숙사의 난방과 식사의 문제로부터 시작됐다. 한국과는 다르게 북한에서는 기숙사에 빈 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이 하숙 집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북한은 대학들이 하숙업자들에게 생존권을 지켜달라며 시위를 해야할지도 모를 판국이다. 이 것이 현재 북한 대학 내 실정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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