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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이제 연금도 글로벌 투자의 시대’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연금의 글로벌 투자에 관한 내용을 담은 「은퇴와투자」 40호를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우리 노후자금의 상당 부분은 앞으로 연금이 책임지게 될 것이다. 문제는 연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이다. 1% 금리와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연금 자산의 대부분을 금리상품과 국내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이에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초저금리 시대에 연금을 글로벌 자산으로 분산해야 하는 이유를 4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우리나라처럼 제조업에 토대를 둔 수출국가는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과 대만이 이미 그 길을 걸었다. 1990년에 두 나라의 주가는 고점을 기록한 뒤 대만 주가는 30%, 일본은 60% 떨어졌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국가의 글로벌 기업이 해외투자를 늘리면 자연스레 국내 투자 수요는 줄어들고, 환율은 강세가 되어 국내 기업의 성장률은 하락하게 된다.

둘째,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소수 기업에 집중되어 있어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핀란드의 대표기업인 노키아는 한때 핀란드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노키아의 주가는 급락해서 핀란드 주가지수도 고점대비 65% 하락했다. 우리나라도 삼성전자, 현대차 그룹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30% 정도에 이르기 때문에 자금의 분산이 필요하다.

셋째,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국들이 기운을 차려 복귀하고 있다. 중국이 제조업 경쟁자로 나섰을 뿐 아니라 일본, 독일, 미국과 같은 선진국도 경쟁자로 부활하고 있다. 경쟁력을 회복한 글로벌 기업에 투자를 하면 국내에서 찾기 힘든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령화에 따른 수요 부족이다. 고령화는 노동 공급이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수요 감소도 초래한다.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 비중(15~64세)은 2010년 73%에서 2030년에는 63%로 20년 동안 무려 10% 포인트나 줄어든다.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65세 이상 인구비중도 2010년 11%에서 2030년에는 24%로 계속 증가한다. 그러므로 좀 더 젊고 성장하는 국가에 자산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글로벌 투자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연금의 글로벌 투자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작다. 실제로 미국 등 주요국가의 연금자산의 글로벌 투자 비중은 30%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0.6%에 불과하다. 행동재무학자들은 그 원인을 심리적인 요인 때문으로 해석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연금의 글로벌 투자를 방해하는 3가지 장애요인을 ▲국내자산선호 편향 ▲과거 투자경험 ▲부작위 편향으로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심리장벽 1. 국내자산선호 편향(Home bias)

사람들은 자신에게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 심리가 있다. 이런 성향은 금융 투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투자자들은 해외자산보다는 국내자산을 선호하고, 더 많은 자금을 국내에 투자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국내자산선호 편향(Home Bias)’이라고 한다. 미국 캔사스대의 경영학 교수인 크리스토퍼 앤더슨 교수는 2010년에 각국의 국내자산선호 편향을 조사했는데, 우리나라의 국내자산선호 편향은 60개국 가운데 터키 다음으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과 채권시장이 전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채 2%가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연금자산을 안전장치 없이 한 바구니에 담아놓은 것과 같은 상황이다. 국내자산선호 편향을 줄이기 위해선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 등을 통해 글로벌 투자가 가진 장점을 이해하고, 글로벌 투자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줄여 나가야 한다.

▶심리장벽 2. 과거투자경험(Past investment experience)

2011년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울리케 말맨디어 교수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거에 큰 거시경제 충격이나 주가하락을 경험한 투자자는 그렇지 않은 투자자에 비해 위험자산시장 참여율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높은 수익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려는 성향이 그렇지 않은 투자자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과거의 투자 경험이 미래의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펀드시장에서 글로벌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8.9%에서 2007년에 25.3%로 1년 사이에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경제위기로 글로벌 펀드의 비중을 줄이면서 지난해 글로벌 펀드 비중은 15.4%에 불과했다. 과거 단기적인 글로벌 투자의 손실 경험이 연금 자산배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연금과 같이 장기저축이 필요한 상품은 단기적인 투자 전망보다는 장기적인 기대수익률과 투자 위험 등을 고려해 투자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심리장벽 3. 부작위 편향(Omission bias)

우리는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일어나는 손실과 그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손실을 비교할 경우, 행동하지 않아서 받게 되는 손실이 덜 해롭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기도 하는데 이것을 ‘부작위(Omission) 편향’이라고 한다. 부작위 편향은 소비자들이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도 잘 나타난다. DC형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가입자는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상품을 변경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자산의 비중은 줄이고 글로벌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게 가능하지만 이를 쉽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작위 편향에서 벗어나려면 연금 자산을 국내자산으로만 운용했을 때와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했을 때의 성과를 비교해보면 된다. 은퇴 후 연금 수령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연금의 장기수익률이다. 글로벌 투자를 통해 기대수익률은 높이고,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 지금 당장 글로벌 투자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

최근에는 연금을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조사한 연금상품별 글로벌 투자 세부현황을 살펴보면 컨슈머주식형, 글로벌 주식 분산투자형, 글로벌 채권 분산투자형에 가장 많이 가입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김경록 소장은 “국내 금리상품에 편중되어 있는 자산에서 글로벌 자산의 비중을 대폭 높여 글로벌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승부해야 한다.” 며, “평안한 노후의 첫걸음이 연금자산이라면, 그 첫 단추는 연금자산의 글로벌 분산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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