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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수기 11월 극장가, 눈물 겨운 ‘아빠 세일’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지난 8월 한국 영화계는 사상 최고인 19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가을을 지나 12월 연말특수를 앞둔 11월, 늘 배가 고팠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 가을 대작들을 떠나보내고 12월 기대작을 앞둔 11월,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극장가이다.

그런데 올 11월 영화계의 전략은 파격적이다. 제작비를 많이 들이지 않는 대신 가을 남자, 가을 여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태세이다. 핵심 소재는 이 단어만 들어도 복잡다단한 감정이 얽힌 ‘아부지’이다. 때론 든든하고, 때론 밉고, 때론 측은하며, 때론 상대도 하기 싫고, 때론 웃기기 그지 없는,그 이름 ‘아빠’이다. 없으면 한없이 아쉽고, 보고싶어 천붕지통(天崩之痛)이라 하던 존재이다.


극장가가 ‘아빠 세일’에 나섰다. 극장가의 보릿고개 넘기 만큼, 스토리도 눈물겹다. 극 중 간간히 웃긴 대목이 나오기에 클라이막스에서 노출되는 부정(父情)은 사무친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아빠 빌려주기 사업을 시작한 딸의 이야기를 그렸다. 서울대를 나왔지만 집에서 빈둥대며 엄마 지수(문정희)에게 잔소리나 듣는 아빠 태만(김상경). 이를 보다 못한 딸 아영(최다인)이 아빠를 재활용 시장인 ’아나바다‘에 내놓는다. 사업은 날로 번창하지만 묘한 감정이 뒤섞이고, 빈둥쟁이 아빠도 변하기 시작한다.


설경구·박해일 주연의 ’나의 독재자‘도 무능력한 아빠가 주인공이다. 무명배우로 전전하던 연극배우 성근(설경구)이 김일성 역에 몰두한 나머지 독재적 모습을 보인채 가정을 등한시하는 모습과 이를 싫어하는 아들 태식(박해일)의 갈등이 화해로 이어지기까지 2시간은 지난하다.


독립영화 ’현기증‘과 ’다우더‘의 소재는 ‘엄마’이다. ’현기증‘은 치매에 걸린 엄마의 치명적인 실수가 촉발한 비극을 다뤘다. ’다우더‘는 폭력과 폭언을 일삼으며 어린 딸을 마음대로 주물렀던 엄마와 그런 성장과정 탓에 트라우마가 생긴 딸의 이야기를 다뤘다. 러닝 타임중 아픈 시간이 많기에 카타스시스는 더욱 크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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