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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조 ‘기운’으로 통한 빅토리아 베컴과 조명진
[헤럴드경제]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잉글랜드는 16강전에서 남미의 다크호스 에콰도르와 맞붙었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친 양팀은 영상 31℃의 푹푹 찌는 날씨에 후반들어 급격히 지쳐갔다. 관중석에는 짙은 선글라스를 낀 빅토리아 베컴이 카메라에 여러번 잡혔다.

그 중 빅토리아의 표정이 크게 화면에 나온 장면은 그녀의 남편 데이비드 베컴이 후반 15분 프리킥 찬스를 얻은 순간이었다. 당시 빅토리아는 두손을 꼭 잡고 간절한 표정으로 기도하며 남편의 프리킥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인의 기운을 받아서인지 베컴은 미드필드 왼쪽에서 프리킥을 날렸고, 그의 발을 떠난 공은 상대 왼쪽골대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에콰도르 골키퍼가 뻗은 손과 왼쪽골대 틈으로 쏙 들어간 완벽한 프리킥이었다. 주장이었던 베컴의 이 골은 결승골이 됐고 이 덕분에 잉글랜드는 8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골이 터지자 빅토리아는 감격스러운 모습으로 환호성을 지르며 주위 관중들과 포옹을 하는 등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부인은 관중석에서 응원하고 남편이 골로 화답한 이 장면은 당시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으로 꼽혔다.

8년 후 우리나라 경기장에서도 훈훈한 모습이 잡혔다. 목동경기장에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렸던 7일. 세트스코어 1대 1 경기 양상을 띠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경기에서 삼성과 넥센은 8회말까지 1대 1 동점을 달리고 있었다.

9회초 삼성 공격 주자 1루인 상황에 작년 한국시리즈 MVP인 박한이가 나왔다. 그러자 화면은 관중석에 있던 그의 부인 조명진 씨를 잡았다. 마치 빅토리아처럼 조 씨도 두 손을 꼭 잡고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타석에 들어선 남편을 향해 기도하는 모습은 전파를 탔다. 


박한이도 부인의 기운을 받은 것일까. 그가 걷어올린 공은 중앙 펜스를 훌쩍 넘기는 투런 홈런으로 이어졌다. 박한이의 홈런으로 삼성은 3대 1로 승리했다. 박한이는 결승점을 기록하며 전년도 MVP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자 조 씨도 감격스런 표정으로 뛸듯이 기뻐하며 흥분을 잠시도 가라앉히지 못했다. 8년전 독일의 빅토리아와 오버랩되는 순간이었다. 이날 장면으로 조 씨는 경기가 끝나고도 밤새 인터넷 인기검색어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됐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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