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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14년 만의 컴백' 권인하 "10kg 감량…지금이 최적기라고 판단, 돌아왔다"
"살아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은 발버둥이라고 할까, 이 음반은 그런 거예요."

가수 권인하가 14년 만에 신보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지난 2000년 '사랑이 사랑을' 이후 새 음반이라 가요계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그는 "이번이 아니면 도전할 수 없을 것 같았"고, "지금이 컴백하기 최적기라고 판단"했다.

컴백에 앞서 권인하는 체중도 10kg이나 감량했다.


"자전거를 1년 넘게 탔고, 체중이 10kg 빠졌습니다. 뭔가 하려고 마음을 먹으면 우선 운동을 해서 목표를 세우고 체중을 감량해요. 스스로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무리할 정도로 하는 편이죠. '살이 빠지면 노래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오히려 소리가 반키 올라갔고 노래하기도 훨씬 좋아졌어요."

권인하는 지난 1983년 전인권과 들국화의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1984년에는 가수 이광조의 '사랑을 잃어버린 나'를 만들어 작곡가로도 데뷔, 뮤지션의 행보를 걸었다. 2011년에는 이치현, 강인원, 민해경과 더불어 프로젝트 보컬 음악 그룹 더 칼러스(the Colors)를 결성하기도 했다.

신보 발표는 14년만. 신곡에 몸까지, 모든 준비는 완료됐다. '14년 만의 컴백'은 대중들은 물론, 권인하 스스로도 설레는 타이틀이다.

"이 정도면 개인적으론 근래에 느끼지 못 했던 최상의 컨디션이라는 생각에 '빨리하자!' 싶었죠(웃음). 서둘러서 작업을 시작했고, 원래는 미니 형태로 내놓으려고 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욕심이 나서 안되겠더라고요. 리듬부터 다시 새롭게 작업했고, 바이올린도 불러서 더빙도 하고,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그래서 베스트 음반 형태와 싱글 개념을 합친 정규 음반이 완성됐죠"

권인하의 새 음반 '권인하 #6'에는 타이틀 넘버 '못난 이 사랑'을 비롯해서 '내일을 위하여' 등 총 14곡이 담겨있다. '못난 이 사랑은 권인하 특유의 호소력 짙은 음색이 살아있는 곡으로,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다.

"가볍게, 간단하게 하는 방향으로 시작했다가 욕심이 나서 일이 확대된 케이스죠(웃음)"


시작은 더 칼러스(The Colors)로 같이 활동한 강인원의 제안부터다.

"더 칼라스의 멤버 강인원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었어요. 국내 가수로 중장년층의 문화를 살려보자는 의도였고, 워낙 기획을 잘하는 친구이다 보니까,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됐죠. 저 역시 '이대로 있으면 안되는 것 아니냐'는 말과 '뭔가를 하는 게 좋지 않으냐'는 말을 듣고,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못난 이 사랑'이란 곡을 들었어요. 가사가 좋더라고요. 완성을 시켰고, 그로부터 흔쾌히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말 처음 이야기가 나왔는데 미뤄지다 보니까 3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무것도 못하고 또 올해가 지나가면 '다시 도전할 수 있을까?'싶기도 하고, 자신도 없어질 것 같아서 신보를 발표했습니다."

14년 만에 가요계 복귀를 알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여기서 마무리를 못하고 또 유야무야 넘어가면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 같았죠. 60세가 넘어서 무언가를 또다시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고, 지금이 아니고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죠. 절박함이 느껴졌어요. 만들어 놓은 몸과 체력, 소리 등 지금이 나로서는 최적기 중 하나라는 판단 아래 망설임 없이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강인원이 만든 '못난 이 사랑'은 가슴속 묻고 지나친 지난날의 사랑을 관조하는 듯한 권인하의 보컬의 힘이 압권인 곡이다. 그만의 색깔을 극명하게 표출하고 있다는 평도 잇따른다. 더불어 강인원과 권인하가 의기투합한 '내일을 위하여'는 세월의 무상함과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내일을 위하여'가 담고 있는 의미는 곧 권인하가 모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하다.

"60을 바라보는 나이, 일반 직장인들은 대표 이사가 되지 못했다면 명예퇴직을 한 나이에요. 하지만 인생이 꼭 포기하고,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힘이 있는 한, 뭐든 끝까지 새롭게 도전하고 내일을 위해 살아가는 것, 그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잘 나가든, 그렇지 못하든 모두 푸념은 다 있어요. 답답한 것 하나쯤은 가슴속에 있죠.

누구든 자신이 평생을 바쳐 공부한 분야가 있다면, 노후에도 그걸로 얼마든지 또 다른 새로운 영역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만 그렇다고 단정 짓기 보다, 아이디어의 영역을 넓히면 분명 자신이 해왔던 일의 다음 단계가 있을 텐데… 다들 쉽게 포기하는 것 같아요. 그러지 말자는 겁니다. 얼마든지 해볼 수 있어요. 좋은 시절 다 갔어, 하지만 또 다른 시절이 오니까요"

권인하의 보컬은 세월과 더불어 더욱 정교해지고 강해졌다. '전설적인 보컬'이라는 수식어에는 다 이유가 있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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