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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저 공습, 1차엔저보다 ‘더 위험’
<2004년11월~2007년6월>
中저성장 겹쳐 한국경제 직격탄…자동차·철강등 수출경쟁력 약화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에 따른 ‘엔저 공습’과 중국의 저성장이 겹치면서 한국 경제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엔화 약세로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수출업종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데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부진까지 겹치면서 과거 엔저 시기보다 훨씬 충격을 받는 모양새다. ▶관련기사 23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저성장과 엔저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한국 경제의 회복 여부를 가름할 최대 변수가 됐다.

정부 관계자는 6일 “과거 엔저시기와 달리 현재는 세계경제와 중국경제가 성장둔화를 보여 수요 확대 여지가 크지 않다”며 “엔저가 장기화하면 수출 둔화 가능성이 확대되고 우리 기업의 수익성 악화도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최근 엔저 현상이 예전과 달리 중국 경제의 침체기와 맞물려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진단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 11월부터 2007년 6월까지 ‘1차 엔저 시기’ 당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700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900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요즘보다도 훨씬 더 낮은 수준이다.


그렇지만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보다 크지 않았다. 중국이 2006년 연 12.7%, 2007년 14.2%의 초고속 성장을 기록하고 글로벌 경기도 호조를 보임에 따라 엔저에 따른 부작용이 희석될 수 있었다. 당시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2005년 12.0%, 2006년 14.4% 등 엔저를 무색케하는 호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2차 엔저 시기인 지난해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연 7%에 머물며 2006년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2006년과 2007년에 5%씩 성장한 세계 경제 역시 지난해에 3%대를 간신히 유지했다. ‘아베노믹스(일본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가 대대적으로 돈을 풀고 있는 동안 중국 경제의 침체가 겹치며 한국은 직격탄을 맞았다.지난해 한국 수출 증가율은 2.1%에 머물렀으며 올해도 1~9월까지 3.0% 수준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저성장과 엔저가 상당기간 맞물려 한국 경제를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국의 두자릿수 고성장 시대는 이미 막을 내렸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원/엔 환율은 내년에 올해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정부는 뾰족한 해법을 내놓기 힘들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다. 지난 10월 엔화 가치 하락을 활용해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에 대한 금융ㆍ재정지원을 늘리기로 하는 내용을 담은 엔저 대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해법과는 거리가 멀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 실장은 “향후 한국 경제에 중국과 일본이 모두 가장 큰 변수가 됐다”며 “사실상 통제하기 어려운 것들이기는 하지만 충격이 최소화되도록 잘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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