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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회장 입원 6개월…조용히 변화하는 삼성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오는 10일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자리를 비운 지 꼭 6개월째가 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부분 계열사들이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이 회장의 빈 자리를 빠르게 채워가며 사업구조 개편과 경영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서서히, 꾸준히 호전되는’ 삼성ㆍ이 회장= 이 회장의 갑작스런 건강 이상, 그리고 급작스러운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지난 6개월간 삼성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룹 안팎에서는 2008년 이 회장의 경영일선 퇴진 때보다 더욱 심각한 위기라는 인식이 많다. 삼성전자의 스태프 인력 현장배치, 주요 계열사에 대한 잇따른 경영진단과 인력구조조정 등은 이를 잘 말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의 공백으로 삼성의 위기관리 능력 자체가 훼손되지는 않은 모습이다. 삼성은 이미 각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가 확고한 데다, 미래전략실이 수행하는 그룹 콘트롤타워도 역할도 이 부회장을 정점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추진,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부지 입찰참여, 평택 고덕지구 반도체 공장 조기 착공,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등의 굵직한 의사결정도 원활히 이뤄졌다.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의 공습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도 중저가폰 및 웨어러블 기기 라인업을 확대하고 타이젠 운영체제(OS) 적용범위를 넓히며 반격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소프트웨어 및 컨텐츠 비즈니스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도 활발하다.

▶ 청출어람, JY= 은은하지만 정확한 포인트를 찾는 이 부회장의 리더십도 지난 6개월간 삼성이 얻은 성과다. 이 부회장은 국내는 물론 북미, 유럽, 중국 등을 오가며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물론 주요국 정상들과도 끈끈한 네트워크를 과시하며 이 회장 공백에 따른 주변의 불안감을 떨쳐내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도 각자 맡은 분야에서 제 역할을 다하며 쌓으며 그룹을 어깨에 짊어진 이 부회장에 힘을 보태는 모습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최대주주로 그룹 경영권의 핵심인 삼성생명 지분까지 취득했다. 이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최고 정점인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지만 삼성전자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에는 그동안 법적인 경영참여 기반이 없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금융회사 대주주 자격을 승인받음으로써 향후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물려받아 그룹을 경영할 기초작업을 마친 셈이다.

향후 도래할 이 부회장 시대에 대한 관심은 상장이 임박한 삼성SDS와 제일모직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관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삼성SDS 공모주 청약에는 사상 최대규모인 75조원의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 이 회장, 건강은?= 이 회장은 5월 10일 밤 서울 이태원동 자택 근처 순천향대학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았고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돼 5월 11일 새벽 막힌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았다. 이어 중환자실에서 뇌와 장기의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체온 치료를 받고 진정치료를 계속하다 심폐기능이 정상을 되찾으면서 입원 9일 만에 일반 병실로 옮겨졌고, 입원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했다.

입원 한 달째인 6월 초순 의료진은 “이 회장이 손발을 조금씩 움직이고 하루에 눈을 뜨고 지내는 시간이 7∼8시간”이라고 알렸다. 이어 병상에서 말을 붙이면 반응을 한다는 설명과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소견이 잇따라 나왔다. 최근에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는 전언이 있었다. 현재 삼성이 밝히는 이 회장의 상태는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얼마나 정상에 가깝게 회복됐는 지는 외부에서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이미 이태원동 자택에는 침상이 들어가는 의료용 승강기 설치 공사가 완료됐다.

삼성 관계자는 “퇴원 등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자택 치료 여부와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전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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