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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X파일> ‘세월호추모청년모임‘은 실제로 존재할까?
[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지난 4월 29일께,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온 글 한편을 봤습니다. 용혜인 학생의 이름과 연락처가 있던 그 글에서, 용혜인씨는 세월호 추모를 위한 침묵시위를 기획중이라며 함께할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죠.(이 글은 하루도 안되서 청와대 게시판 관리자에 의해 바로 삭제당합니다). 글을 본 당일 저는 용 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중에, “혹시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서울시내에서 침묵시위 한다고 기사를 쓰는데 달랑 1명 나와서 행진하면 좀 그렇잖아요? 그때 용혜인 학생은 “침묵 시위에 함께 하겠다는 사람이 우리 학교 뿐 아니라 다른 대학 학생들이 몇 있다”고 말하더군요.

그렇다면 용혜인 학생의 개인 명의 보다는 단체명으로 나가는게 맞겠다 싶었습니다. “혹시 단체, 혹은 모임의 이름이 있냐?”고 물었을때 용혜인 학생은 “그냥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 연락된거지 무슨 단체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모였다면 모임 이름이 있는거 아니냐고 물었는데 이름이 없답니다. 그래서 “‘세월호 침몰을 걱정하는 청년 모임’ 정도로 부르면 되겠냐”고 묻자 용혜인 학생은 “그러시라”고 하더군요...

그러고는 민변 자료와 기타 자료를 모아 4월 30일에 바로 기사를 썼습니다.

(관련 기사 : [세월호 침몰] “세월호 생존자 귀환, 책임자 처벌”, 서울 각지서 시위 잇따라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40430000152&md=20140503005702_BK )

지난 3일, 검찰은 용혜인 학생을 집시법 위반등으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서 ‘세월호추모청년모임‘을 만들어 활동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용혜인 학생이 항의 기자회견을 가졌죠

(관련 기사 : ‘가만히 있으라’ 용혜인 “검찰, 유령단체까지 만들며 무리하게 기소”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41104000419&md=20141104121527_BK )

이후 검사와 만나 ‘세월호추모 청년 모임’이라는 단체에 대한 근거를 물었습니다. 검사는 “언론 보도와 경찰 정보보고가 근거다”고 말했습니다. 조직도나 진술등 객관적 증거가 있냐고 묻자 수사대상자들이 묵비권을 행사해 확보 못했답니다.

언론 보도는 5월 18일 인근의 이런 저런 언론 보도였습니다. 검찰은 이에 대해 “기자 여러분들이 열심히 취재해 쓴거죠?”라고 반문했습니다.

경찰의 정보보고에 대해서는 “정보보고는 수사같이 엄정한 정보수집을 통해 만들어지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되묻자 검찰은 “공문서인 경찰의 정보상황 보고서에도 이 단체명이 적혀 있다. 이 정도면 법적으로는 ‘공지의 사실’로 본다. 대법원 판결도 그렇고…”라고 답했습니다.

‘세월호 추모 청년모임’이라는 단체가 진짜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용혜인 씨와 검찰, 그리고 취재과정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에피소드를 전해드립니다. 정말 그 모임이 있었던 것인지, 그에 대한 판단은 각자 해보시면 될거 같습니다.

※참고로, 어제 검사와 만났을때도 4월 29일 취재과정에서 있었던 얘기를 전달했습니다.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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