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사퇴 논란에 휩싸였다.

KB 사태가 벌어지는 동안 방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영공백을 초래한 사외이사들은 차기 회장 선임을 이유로 거취 표명을 미뤄왔다. 때문에 차기 회장 후보를 최종 의결한 뒤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은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들의 사퇴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견해를 밝힌 적은 없다. 그래도 금융권에서는 당국이 사외이사진도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과 마찬가지로 물러날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현재와 같은 KB의 지배구조나 경영능력으로 LIG손보를 인수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사외이사 제도 개편이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놓고 KB금융 이사회의 책임론을 직접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니왔다. 지배구조의 한 축인 사외이사들도 이번 사태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KB금융 사외이사진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 뒤 자신들의 거취를 표명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29일 윤종규 내정자를 후보로 공식 의결한 직후 기자들에게 “거취는 무슨 거취, 아무런 계획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사퇴 여지를 열어둔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인 김영진 이사는 이사회 차원에서 거취 관련 논의를 공식적으로 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 사이의 갈등 과정에서 이사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의문”이라며 “29일 임시주총에서 사외이사 전원의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금융당국이 LIG손해보험 인수ㆍ합병(M&A) 승인 건까지 결부시켜 이사진의 사퇴를 압박하는 것은 관치금융의 재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런 논란은 윤 회장 내정자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KB금융 사외이사 상당수가 내년 3월 임기 만료 또는 연임 결정 시기를 앞두고 있어 자연스럽게 이사회가 개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