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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계銀 잇단 수장교체 불안
금융권 내홍 2題
국내 철수설·인력감축설 확산


외국계 은행들이 잇따라 수장을 교체하면서 또다시 구조조정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SC은행은 지난 26일 아제이 칸왈 한국SC금융지주 회장 겸 한국SC은행이 물러나고 후임 행장에 한국인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칸왈 회장이 취임한지 6개월만의 교체다. 후임엔 박종복 소매금융 담당 부행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SC은행 측은 “현지화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적부진과 호화생활 관련 노조와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 한국SC금융지주는 2011년 2466억원이었던 순이익은 작년에 666억원으로 떨어졌고 올 상반기엔 3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소매금융의 손실이 커 2011년 382개였던 점포수를 6월 현재 313개까지 줄였다. 연말까지 20여개의 점포를 더 폐쇄할 계획이다.

하영구 행장의 KB금융 회장 도전으로 새로운 수장을 맞게 된 한국씨티은행은 신임 은행장이 취임하기 전부터 내분상태다. 후임으로 내정된 박진회 수석부행장을 반대하는 노조 측이 27일부터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분기 7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미국 본사의 한국 비주력 소매금융 계열사 매각 결정 등으로 철수설까지 거론되며 어수선한 상황이다. 동시에 인력감축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두 은행 측은 모두 “사실무근”,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시간의 문제”라며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계열사 매각 등으로 사업이 축소되고 있고 지점 통폐합 작업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인력조정은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수순이란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방식이 공식적인 구조조정은 아니지만 한직 부서 재배치 등으로 사실상 희망퇴직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대부분 경력과 관계없는 부서로 발령이 나면 급여와 퇴직금이 줄어드는데 이를 무기로 사측이 희망퇴직을 종용한다.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퇴직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당분간 실적향상이 힘들 것이란 예측도 구조조정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SC은행은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을, 한국씨티은행은 기업금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소매금융은 한국계 은행들이 이미 주도권을 공고히 하고 있고, 기업금융 역시 외국계 은행이 집중하고 있는 대기업 영업은 포화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이 실적악화와 사업축소, 내분까지 계속되면서 철수설이 끊이질 않고 있다”면서 “새 은행장이 확실한 비전과 실적개선을 보여주지 않은 한사태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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