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최근 수출입은행이 부실대출 증가로 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배 이상 급증하는 등 건전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수은이 국회 기재위 소속 박원석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건전성 지표 자료에 따르면, 수은의 고정이하 여신 금액은 2012년 5550억원에서 지난해 1조3766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9월 말 현재 1조7476억원을 기록, 2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많아졌다.

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같은 기간 0.66%에서 1.51%, 1.75%로 2배 이상 늘었다.

손실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부실채권 커버리지 비율(대손충당금/고정이하여신)은 9월말 기준 117.7%로, 작년말(206.5%) 대비 88.8% 포인트 떨어졌다. 2012년 말(489.4%)과 비교해서는 371.7% 포인트나 하락했다. 부실채권 커버리지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손실 흡수 능력에 약화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수은의 건전성이 악화된 것은 최근 경기침체로 기업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은은 선박, 건설 등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여신이 많아 상대적으로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산업별 고정이하 여신 규모를 보면 선박 부문이 1조119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건설ㆍ플랜트 부문도 2282억원으로 규모가 큰 편이었다.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등이 시작돼 고정이하로 분류된 기업에 다시 신규 자금을 집행한 금액도 올 한 해 3657억원에 달했다.

박 의원은 “수은이 민간 금융회사와 달리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어떻게든 보전해 줄 것이라는 안일한 사고에 빠져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된 것”이라며 “경기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여신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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