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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안되는 한식당…매출 일식>양식>중식>한식 順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월 평균 매출 1223만원. 경영주 1인의 인건비를 제한 월 평균 이익은 169만원.

겉 보기엔 번듯해 보이는 일식집의 성적표다. 월 수입이 515만원은 돼야 그나마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인의 인식(현대경제연구원 ‘당신은 중산층 입니까’)잣대에서 보면 번듯한 일식집을 경영해도 중산층에도 한참 못미치는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경영주 뿐 아니라 온 가족이 식당일에 메달리는 한국 외식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월 이익은 더 떨어져 고작 86만원을 손에 쥔다고 한다. 보통 인당 2만원 가량의 음식값을 지불하다 보면 ‘이 집은 돈을 긁어 모으겠구나’ 싶지만 사실상 빚좋은 개살구였던 셈이다. 하지만 국내 외식업의 더 서글픈 현실은 일식이 그나마 외식업중에서 돈을 제일 잘 번다는 것이다.

여기서 질문 하나. 그럼 매출도 가장 낮고 월 이익도 가장 낮은 외식업은?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외식의 대명사로까지 불렸던 자장면집 같은 중식당? 아니다. 정답은 바로 보통 직장인들이 삼시세끼를 떼우는 한식당이다.

서울의 한 먹자골목내 한식당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한국외식중앙회 회원 4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업종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전체 음식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한식당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매출과 수익성으로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한식당의 월 평균 매출은 794만원으로 전국 음식점 평균 736만원을 조금 웃돌았을 뿐이다. 월이익도 225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여기에서 경영주 1인의 인건비를 제하고 나면 고작 90만원 뿐이 손에 쥐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들어 웰빙 바람을 타고 대기업까지 군침을 흘리며 영토확장에 나서고 있는 한식당이 수익 측면에선 가장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한 창업전문가는 이와관련 “한식당의 경우 전국적으로 29만 여개로 전체 음식점의 약 47%를 차지하고 있다”며 “다른 업종에 비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비 창업자의 경우 창업 예정지역의 업종별 분포와 시장상황을 꼼꼼히 체크해야만 창업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양식과 베트남ㆍ태국ㆍ인도 등 기타 외국식 음식점의 경우엔 그나마 한식에 비해 사정이 나았다. 서양식당의 경우 월 평균 매출액은 1017만원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했으며, 월 이익은 274만원, 경영주 1인의 인건비를 뺀 월 이익은 139만원으로 조사됐다. 경영주와 가족 인건비를 공제한 월 이익도 55만원으로 일식 다음으로 수익성이 좋았다.

기타 외국 음식점은 평균 월 매출은 1063만원으로 서양식 보다 앞섰으나 월 평균 이익과 경영주 1인의 인건비를 공제한 월 이익은 각각 236만원, 100만원으로 서양식 보다 낮아 이익률에선 그리 좋지 않았다.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한 일식점 내부.

한 업계 관계자는 “전통 태국식이나 전통 인도식 등의 경우 현지 주방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인건비가 높고 식재료의 경우도 현지에서 수입을 해 사용함으로써 식재료비가 다른 업종에 비해 높다”며 “상대적으로 임대비용이 높은 쇼핑몰 등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매출에 비해 이익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혜성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와관련 “천정부지로 치솟는 식재료 구입비, 만성적인 인력난, 높은 인건비와 임대료 등으로 대한민국 음식점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심각한 위기에 놓은 음식점을 구제할 정부의 실질적인 대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국 중식당의 경우 월 평균 매출액은 817만원, 월 이익은 236만원으로 한식에 비해 약간 사정이 좋았다. 재미있는 결과는 매출이 가장 좋은 중식당은 서울, 이익이 가장 많이 나는 곳은 제주도라는 점이다.

전국에서 중식당 월 매출이 높은 상위 3개 지역은 서울(1155만원), 충남(1023만원), 전북(924만원) 순으로 조사됐으며, 매출이 가장 낮은 지역은 강원도(506만원), 대구(532만원), 부산(578만원) 등으로 나타나 지역간 편차가 가장 큰 업종이 중식당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월이익만 놓고 보면 제주도 지역이 301만원, 경영주 1인의 인건비를 공제하더라도 166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제주도의 경우 중식당이 다른 지역보다 적어 경쟁이 덜한데다 임대료도 타 지역보다 낮기 때문이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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