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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결제 25%가 5000원 아래…카드사들 ‘벙어리 냉가슴’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카드결제의 소액화 바람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5000원 이하 결제가 전체 사용량의 25%까지 치솟았다. 수수료 체계상 결제규모가 줄어들수록 역마진을 봐야하는 카드사들은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반면 건당 수수료를 챙기는 밴(VAN)사는 매출과 이익 규모가 4년간 두 배가량으로 증가했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3분기말 현재 전체 카드(체크카드 포함) 이용 중 5000원 이하 비중이 24.6%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시점보다 1.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 국민의 총 카드 결제 중에서 네번 중 한번이 5000원 아래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1000원 이하 결제 비중도 3%를 차지한다. 1만원 이하 비중은 42.4%로 전년동월대비 2.8%포인트 확대됐다.

이같은 현상은 체크카드 사용 확산으로 카드 소액결제가 보편화되고 있는데 기인한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9조8600억원으로 전체 카드승인금액 중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은 울상이다. 소액 결제비중이 높아질수록 남는게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에게 소액 결제는 자제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지만, 카드결제 승인을 중개하고 카드전표 매입을 대행하는 밴사들에게도 수수료를 지급한다. 밴사들은 카드사로부터 결제승인 중개료로 건당 60~100원, 전표매입 대행료로 건당 5~60원의 수수료를 챙겨간다. 건당 최대 160원, 평균 100원 이상의 수수료를 받는 셈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으로부터 1.5~2.7%의 수수료를 정률제로 받고 있다. 가령 우대수수료율(1.5%)을 적용받는 영세 가맹점으로부터 2000원 결제시 30원의 수수료를 받게 되는데, 밴사에게는 100원 가량의 수수료를 돌려줘야 해 계산상 70원의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밴사들이 결제금액별로 수수료를 차등 적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소액결제가 많은 영세가맹점들은 되레 지금도 높은 수준이라며 카드사들에게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밴사들만 신났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나이스정보통신 등 11개 주요 밴사의 매출은 2009년 5574억원에서 지난해 1조2150억원으로 2.2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97억원에서 991억원으로 1.7배 증가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이 영세가맹점들의 수수료를 받아 밴사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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