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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쩌다 저리 허망하게 갔는지…”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희생자 눈물의 발인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어쩌다 저렇게 허망하게 갔는지 모르겠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로 숨진 윤모(35) 씨의 영결식이 20일 오전 7시께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강남병원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윤 씨의 부모와 여동생 등 유족은 물론 동료, 지인 수십 명이 자리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윤 씨의 영정사진이 상주 품에 안겨 빈소 밖으로 나오자 유족과 동료, 지인은 눈시울을 붉히며 흐느꼈다.

친지의 품에 안긴 채 아들의 영정사진을 따르던 윤 씨의 어머니는 몇 걸음 걷다 말고 서서 오열했고, 먼저 간 남편을 대신해 세 아이를 혼자 키우게 된 윤 씨의 아내도 갈라진 목으로 마른 울음을 토해냈다.

윤 씨의 두 외삼촌들은 “내 조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아까운 인재가 가게 돼서 속상하다”며 울먹였다.

태양광 설비업체에 다니는 윤 씨는 회사에서 책임감 강한 인물로 소문이 자자했다. 부하 직원이 저지른 실수도 상급자로서 대신 책임을 지고 퇴사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랬던 윤 씨는 지난 17일 동료 두 명과 저녁 식사 후 다시 회사로 돌아가던 길에 공연을 관람하다 환풍구에 빠지며 목숨을 잃었다. 함께 있던 동료 조모(35) 씨도 유명을 달리했고, 또 다른 동료는 부상을 입었다.

윤 씨의 아버지(67)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만 있었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남은 손자들이 불쌍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손자들은 아직도 제 아빠가 자고 있는 줄 안다”며 손자들을 애틋한 눈으로 살폈다. 그의 말처럼 손에 붙들려 영결식에 참석한 윤 씨의 6살 딸, 5살 아들, 3살 딸은 영문도 모른 채 주변만 두리번거렸다.

30분간 진행된 영결식을 마치고 운구차에 실린 고인의 유해는 용인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용인 평온의 숲에 안장됐다.

한편 이날에는 윤 씨의 영결식 뿐 아니라 성남 중앙병원, 분당 서울대병원 등에서 환풍구 추락사고 사망자 4명의 영결식도 진행됐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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