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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인성평가 지수화’ 논란…대학 “”자율 가장한 의무” 우려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대학마다 입학사정관제(현 학생부종합전형)를 통해 학생의 수학 능력에 더해 인성을 평가해 이를 전형에 반영하고 있다. 대학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도입된 인성평가를 교육부가 지수화해 대학에 제시한다는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 측에선 자율 선발권을 가진 대학들에게 향후 ‘자율을 가장한 의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최근 모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새로운 변별력으로써 인성을 지수화하고 인성에 대한 판단을 선생님들이 평가해 주는 방식’을 언급했다.

황 장관은 “지금 포스텍 같은 데서는 100% 입학사정관에 의해서 점수를 보는 게 아니라 사람 면면을 보고 뽑는다. 1등급이라 하더라도 넘칠 거 아니겠는가? 입학사정관을 통해서 (일정 수준의 학생 중에서)인성 쪽에서 변별력을 갖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각 대학별로는 면접 과정에서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인성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손성익 포스텍 입학사정관실 실장은 “학력수준이 일정한 수준 이상에서 절대점수는 의미가 없으며, 학업이수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면접 과정에서 리더십이나 열정, 전공적합성 등 여러 인성 항목을 통해 잠재력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 선도모델 인센티브 운영 대학으로 선정된 서울여대의 이미경 입학사정관제 전담교수는 “평가 내용을 체계적으로 입시에 반영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며 “서류ㆍ면접평가에서 점수화할 경우 인성 부분이 25% 정도 반영된다”고 했다.

문제는 향후 인성평가 자체를 지수화해 이를 입시에 반영할 경우 객관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종적으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평가해 학생을 선발한다고 하지만, 고등학교 학생부와 면접 과정에서의 대학 평가를 지수화할 경우 또 다른 줄세우기가 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앞서 서울여대는 고등학생들에게 있었으면 하는 항목을 평가 척도나 준거로 삼을 수 있도록 인성을 15개 항목으로 지표화해 이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미 그 결과물은 대학들에 배포된 상태로, 지표들 중 대학마다 선호하는 2~3개 항목을 선택해 이를 중심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자체적으로 학생부 기재사항과 별도로 추가 항목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며 “대학 입시에서 인성 판단 비중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자는 취지”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많은 대학에서 인성평가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사례는 연구를 통해 안내하고 공통 분모를 뽑아 대학들이 범용으로 활용하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대학마다 추구하는 인재상이 다르기 때문에 (지수를)점수화할지 합격 여부에만 반영할지는 대학이 알아서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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