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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락한 상태에서 사람들 구했다”…판교 아비규환 속 영웅 거짓말 들통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난데없는 추락으로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아비규환 속에서 영웅 행세를 하던 한 남성의 거짓말이 들통났다.

걸그룹 공연 관람객이 추락해 27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판교 야외광장 인근 지하 주차장 환풍구 붕괴사고에서 다친 몸으로 구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던 40대 남성의 사연은 모두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강모(47)씨는 “병원과 언론에 사고 당시 환풍구 밑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사람들을 구했다고 말한 것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실토했다.

강씨는 “사고 당시 환풍구 시설 끝 시멘트에 걸터앉아 있다가 환풍구 안쪽 20m아래가 아닌 환풍구 바깥쪽으로 넘어졌다”며 “왜 거짓말을 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 3시간여가 지난 전날 오후 9시 10분께 분당제생병원을찾아 의료진에 환풍구 붕괴사고로 다쳤다고 주장, 약 2시간 동안 진료를 받는 등 병원에 머물다가 오후 11시 20여분께 귀가했다.

병원 측은 당초 이 병원에 사망자 4명, 부상자 3명이 실려온 것으로 집계하다가 강씨가 응급실에 온 이후부터 강씨를 포함해 부상자 4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공식브리핑했다.

강씨는 스스로 병원을 나설 때에도 취재진과 만나 “환풍구 밑으로 떨어졌다가 정신을 차리고 구조대가 오기까지 10여분간 의식이 남아있는 사람들을 구조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거짓말은 강씨를 의인으로 묘사한 기사를 본 사고대책본부가 사실 확인에 나섰다가 강씨에 대한 구급일지가 없는 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강씨가 부상자 명단에 없어 관리명단에 넣고 계속 확인하고 있었는데 수차례 알아본 결과 119구급차는 물론 민간구급차 중에서도 강씨를 태웠다는 기록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제생병원 측은 “우리로서는 환자가 환풍구에서 떨어져 다쳤다고 해서 사고 부상자 명단에 넣어 발표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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