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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유가족 ‘망연자실’…사고 현장 인근 병원 ‘아비규환’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희생자가 안치된 병원들은 유가족들의 오열로 밤새도록 침통했다. 유가족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망연자실하면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18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오후 5시53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옆 광장에서 일어났다. 한 언론사 주관으로 열린 야외공연 행사에서 걸그룹 포미닛이 공연하던 중 지하주차장 환풍구 철제 덮개가 무너지면서 환풍구 위에서 공연을 보던 27명이 지하 4층 주차장 바닥으로 추락했다. 2명은 가까스로 추락을 피했다.

이날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환풍구 추락사고를 바로 옆에서 목격한 이모(33)씨는 “사람들이 환풍구 덮개 위로 왔다갔다하면서 약간 출렁거리는 것이 느껴졌다”면서 “갑자기 쿵 소리가 나고 옆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아래로 떨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망자 등 희생자들이 이송된 병원들은 밤새 유가족들의 오열이 이어졌다.

성남중앙병원에는 사망자 7명이 안치됐다. 사망한 강모(20대ㆍ여)씨 어머니는 “하나 밖에 없는 딸인데 너 없이 어떻게 사느냐”면서 통곡했다. 남편 등에 업혀 들어온 한 50대 여성은 장례식장 입구에 주저앉은 채 눈물을 쏟아냈다. 다른 50대 남성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물을 연거푸 들이마신 뒤 깊은 한숨을 쉬고 주변 사람들에게 “(사망자) 얼굴은 확인했느냐”고 물었다.

가족이나 작징 동료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줄을 이었다.

분당차병원에는 사망자 3명과 부상자 4명이 이송됐다. 이 병원 응급실을 찾은 한 중년 여성은 “우리 딸이 연락이 안 되는데 혹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느냐”면서 병원 관계자들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분당제생병원에서는 이 병원에 실려온 희생자 가운데 딸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부모가 사색이 된 얼굴로 다른 병원을 향해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직장인 박모(34)씨는 “직장 동료가 연락이 안 돼 찾으러 왔다”면서 “사고 직후 지하주차장을 통해 현장 근처에 갔었는데, 하얀 먼지가 쌓여 있고 곳곳에서 피가 보였다”고 전했다.

테크노밸리 입주업체 사원증을 목에 맨 한 남성은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응급실을 드나들며 구조대원들에게 동료의 이름과 인상착의를 설명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분당제생병원에는 사망자 4명과 중상자 3명이 이송됐다. 병원 응급실과 장례식장은 밤새도록 부상자와 사망자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병원들은 언론의 접근을 통제하면서 사망자와 부상자 지인임을 확인한 후 응급실 안으로 들여보내는 등 경비를 강화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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