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이날 새누리당 국감대책회의에서 “중국에서 제가 예민한 개헌 논의를 촉발시킨 것으로 크게 확대보도된 데 대해 해명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식 기자간담회가 다 끝나고 식사하는 시간에 저와 같은 테이블에 있던 기자와 환담하던 중 개헌에 관한 질문이 있었고, 민감한 사항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제 불찰로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아셈 회의에 참석하고 계시는데 제가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본인을 한껏 낮췄다.
이날 3분 간의 모두발언 가운데 김 대표는 무려 두 차례나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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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새누리당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와 자리에 앉고 있다.김대표는 이날 어제 개헌론 언급에 대회 자신의 불찰이라고 사과하며 년말 까지는 당차원 개헌론 언급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길동기자.gdllee@heraldcorp.com] |
이 같은 사과로 일단 김 대표는 여당 대표가 대통령과 정면으로 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게 됐고, 개헌 논의를 반대하는 친박(박근혜계)도 김 대표를 더 몰아세우기는 어렵게 됐다. 오히려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윤근 원내대표가 김 대표의 ‘개헌 봇물’ 언급에 전폭적인 환영 의사를 밝혀 정치권 개헌 논의는 일정한 탄력을 갖게 됐다. 김 대표의 ‘개헌 봇물’ 발언이 정치적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특히 김 대표는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논의의 시점을 은연 중에 내포하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그는 “정기국회 때는 개헌 얘기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강조했고, 그 다음부터 경계심이 허물어져서 평소 생각하는 바를 (기자들에게) 얘기한 게 이렇게 폭발적으로 반응할 지 몰랐다”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을 다시 보면, ‘정기국회 이후’인 내년에는 개헌 얘기가 나올 수 있다는 데 김 대표가 공감하고 있고 또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 대한 김 대표의 의지도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만 해도 김 대표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전부 아니면 전무 식의 권력 쟁취전을 막고 권력을 분점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기자간담회를 마치면서 김 대표는 “이거 (신문) 1면에 나는 거 아니야”라고도 했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