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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군사회담 전 10여차례 전통문 신경전…北 전말 공개로 남북 진실게임 양상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지난 15일 남북이 비공개 군사당국자 접촉을 갖기 전에도 남북 당국자들은 10여 차례에 걸쳐 전통문을 주고 받으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보도’ 형식을 빌려 접촉의 막전막후를 공개하고, 국방부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드러나게 됐다.

남북대화의 속살을 먼저 공개한 것은 북한이었다. 북한은 16일 저녁 200자 원고지 50장이 넘는 분량의 ‘북남관계 개선분위기를 흐리게 하는 부당한 처사의 진상을 밝힌다’는 공개보도를 통해 “제2차 고위급접촉의 전도가 위태롭게 됐다”며 “남한 당국의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전말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남북한의 설명을 종합하면, 북한은 지난 7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발생한 남북 함정간 사격전 직후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명의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보낸 각서(전통문)에서 ‘긴급단독접촉’을 갖자고 제의했다. 하지만 황 총정치국장이 아닌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특사로 내보내겠다며 상대방으로는 김 실장을 지목했다.

이에 우리측은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는 향후 고위급접촉 등 ‘적절한 계기’에 논의할 수 있다며 북한의 제안을 거부했다. 김 정찰총국장과 김 실장의 ‘격’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북한은 8일 새벽 1시23분께 재촉구 전통문을 보낸데 이어, 10일 오전 7시10분께 11일 오전 10시까지 입장표명을 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내용을 모두 공개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내왔다.

이에 우리측은 같은 날 8시25분께 국가안보실 명의로 북한에 전통문을 보내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과 김 정찰총국장간 접촉을 제안했고, 북한이 이를 수용하면서 15일 접촉이 성사됐다.

남북은 접촉의 공개 여부와 의제를 둘러싸고도 엇갈린 설명을 내놓고 있다. 북한측은 접촉 사실을 자신들이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의했으나 남측이 비공개를 주장했다는 입장인 반면, 우리측은 북한도 대표단 명단 통보시 ‘비공개 접촉’을 명시했다는 입장이다.

의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은 자신들이 쌍방이 서해상의 예민한 선을 넘지 않는 문제와 고의적 적대행위가 아니면 선불질(선제공격)을 하지 않는 문제,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교전수칙 수정, 대화와 접촉 지속, 그리고 불법어선 단속 함정의 표식 부착 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는 북한이 서해 경비계선 내 우리 함정 진입 금지, 대북전단 살포 중단, 언론의 비방·중상 중지 등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편 남북이 2차 고위급접촉에 합의하고서도 이처럼 치열한 신경전을 지속하면서 고위급접촉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북한이 국제관례에 벗어난 일방적 회담내용 공개 행태도 문제지만, 투명성 원칙에 위배되는 비공개접촉을 먼저 제의한 것이나 회담주체에 대해 오락가락 설명을 내놓는 등 우리측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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