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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은 연극의 계절…전문가들이 꼽은 기대작은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괜스레 센티한 감상에 젖게되는 가을이 돌아왔다. 관객들의 감성을 더욱 깊게해줄 연극들이 줄줄이 개막하거나 개막을 앞두고 있다. 연극 전문가들은 하반기 기대작으로 ‘죽음과 소녀’, ‘사회의 기둥들’ 등을 꼽았다.

▶위고ㆍ입센 작품 국내 초연=올해 하반기에는 세계 문학의 거장 빅토르 위고, 헨릭 입센 등의 작품이 연이어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다.

오는 25일과 26일에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는 빅토르 위고가 지은 ‘1000프랑의 보상’이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와 연극계에서 세계적인 스타 연출가로 꼽히는 로랑 펠리가 연출을 맡아 지난 2010년 프랑스 툴루즈 국립극장에서 초연했던 작품으로, 툴루즈 국립극장 오리지널팀이 내한 공연한다.

[사진제공=성남아트센터, 두산아트센터, 예술의전당]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 ‘레 미제라블’ 등은 널리 알려져있지만 희곡 작품인 ‘1000프랑의 보상’은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 소개된다. 작품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저지른 범죄로 범법자가 된 글라피외, 딸 시프리엔느와 아버지 제두와르 대대장과 함께사는 에티에네트, 욕심많은 대출 알선업자 루슬린 등이다.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은 “대사량이 많아 소설같지만 잘 짜여진 이야기로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다음달 19일 LG아트센터에서는 헨릭 입센의 ‘사회의 기둥들’이 국내 초연된다. 연극 ‘스테디 레인’ ‘줄리어스 시저’ 등을 만든 김광보 연출이 연출을 맡았다. 연극 ‘당통의 죽음’ 등에 출연했던 박지일과 ‘푸르른날에’에서 정혜역을 맡았던 정재은 등 베테랑 배우 15명이 캐스팅됐다.

[사진제공=성남아트센터, 두산아트센터, 예술의전당]

작품의 배경은 137년 전 노르웨이 해안가 소도시다. 선박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베르니크, 베르니크가 저지른 일로 누명을 쓰고 떠났던 처남 요한, 베르니크의 옛 연인 로라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김광보 연출은 “사회를 이루는 기둥과 같은 사람들의 이면에 숨겨진 위선, 거짓, 음모, 불륜과 같은 여러 내용이 들어있다”며 “현대사회에도 여전히 물질, 욕망, 이기심 등이 존재하고 있는데 자신이 사회의 기둥이라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라고 밝혔다.

이은경 연극평론가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작품”이라며 “김광보 연출의 독특한 해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화제작 앙코르 공연=각각 2012년과 2013년 공연에서 호평을 받았던 ‘죽음과 소녀’, ‘혜경궁 홍씨’의 재공연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24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개막하는 ‘죽음과 소녀’는 아르헨티나 출신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대표작이다. 연출 박지혜 등으로 구성된 연극그룹 양손프로젝트는 원작의 8개 장면 가운데 3개 장면을 선별해 인물들의 심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칠레의 군사독재 시절 고문을 당했던 빠울리나, 빠울리나로부터 자신을 고문했던 의사라고 몰리는 로베르또, 변호사이자 인권위원회 위원인 남편 세명이 등장해 서로 대립각을 세운다. 

[사진제공=성남아트센터, 두산아트센터, 예술의전당]

지난해 12월 개막해 매진 사례를 기록했던 ‘혜경궁 홍씨’는 오는 12월 16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재공연된다. 믿고 보는 배우 김소희가 혜경궁 홍씨의 내면을 섬세하게 전달한다.

그밖에 지난 1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 ‘프랑켄슈타인’, 창작산실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그 봄, 한낮의 우울’, 최진아 연출의 ‘홍준씨는 파라오다’도 기대작으로 꼽혔다.

‘프랑켄슈타인’은 지난 2011년 영국에서 대니 보일 영화감독과 드라마 ‘셜록’으로 인기를 모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피조물을 창조해낸 뒤 버리고, 피조물이 사람들의 멸시에 상처받는다는 내용은 원작 소설과 같다. 반면 조광화 연출은 피조물이 프랑켄슈타인을 향해 “왜 인간만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해”라고 외치는 새로운 결말을 내렸다.

랩과 비닐로 의자, 나뭇가지 등을 칭칭 감아 만든 무대와 흉칙한 피조물로 분장한 박해수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홍준씨는 파라오다’는 쉴틈없이 일하며 열심히 살아온 중년남 홍준이 병에 걸려 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로 상경하며 겪는 일들을 그렸다.

최진아 연출은 “자신의 삶을 직시하는 순간 찾아오는 공허함과 성찰을 통해 존엄성을 회복해가는 중년”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오는 17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무대에 오르는 ‘그 봄, 한낮의 우울’은 문화예술위원회와 명동예술극장이 후원하는 창작상실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배우 손병호, 이지하가 출연해 아이를 잃은 중년 부부의 일상을 그린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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