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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을만 하면 터지는 식품안전 사고…예방책 없나?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최근 카스 맥주 ‘산화취 논란’의 불안감이 가시기도 전에 유명 식품 회사의 과자와 시리얼 제품에서 일반세균이나 대장균이 잇따라 검출되는 등 굵직한 식품사고가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식품안전 사고가 일반 제품보다 비싸게 구입하는 유기농 과자와 밥 대신 먹는 씨리얼 제품인 데다 해당 식품업체의 안전 불감증까지 드러나면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잇따라 터지는 식품안전 사고=식품의약품안전처는 13일 동서식품이 제조한 시리얼 제품 ‘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의 유통·판매를 잠정 금지했다. 동서식품 진천공장에서 생산된 ‘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 씨리얼이 자체 품질검사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됐음에도 폐기하지 않고 다른 제품과 섞어 완제품을 만들어 팔아왔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크라운제과도 지난 2009년 3월부터 올해 8월 초까지 ‘유기농 웨하스’, ‘유기농 초코 웨하스’ 등 2개 제품에 대한 자사품질검사 결과 판매에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이를 보건당국에 보고하지 않은채 무려 31억원어치(100만갑)을 판매하다 적발됐다. 


일부 제품에서는 일반 세균이 1g당 최대 280만 마리가 검출, 세균 검출량이 기준치(1g당 1만마리 이하)의 280배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크라운제과와 동서식품은 나란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정처분을 받았거나 기다리고 있으며, 검찰로 부터 고강도 수사도 받고 있다.

이같은 식품안전 사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04년 불량만두 파동을 시작으로 2006년 서울 중고교 단체급식 식중독사고 2008년 생쥐 새우깡 및 커터칼 참치캔 사태, 멜라민 분유 사태, 2010년 쥐 식빵 조작 사건, 기생충알 배추 파동, 2012년 알카리 화원수 소주 유해성 시비 등 최근 10년동안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는 초대형 식품안전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이처럼 식품안전 사고가 잇따르면서 불량식품을 신고도 엄청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불량 식품 신고 건수는 총 6002건에 달했다. 이는 2012년 1130건에 비해 5.3배 증가한 수치다. 신고유형을 살펴보면 이물질 관련 문제가 2673건(44.5%)로 가장 많았고 유통기한 경과·변조 665건(11.1%), 제품 변질 593건(9.9%), 무등록 신고 194건(3.2%), 표시사항 위반 184건(3.1%), 허위·과대광고 84건(1.4%), 기타 1619건(26.9%) 순으로 나타났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의 경우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위해 사례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식품이다. 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위해사례는 2011년 5만4724건, 2012년 6만1498건, 2013년 6만5405건으로 해마다 가파른 증가세다. 위해 종류도 식중독, 이물, 부패, 변질 등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불량식품 근절 해법은 없나?=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불량식품 사고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기업이 판매하는 가공식품에서 식중독균이나 대장균, 노로바이러스에서 부터 이물질 혼입, 유해성분 첨가 등이 각종 불량식품이 판을 치고 있다. 특히 최근엔 맥주 산화취 논란에 이어 크라운제과와 동서식품의 불량식품 사태까지 굵직한 대형 식품안전 사고가 터져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일반 식품보다 더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HACCP(해썹·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 식품에서 이물질 검출이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적발과 처벌은 미미한 실정이어서 식품안전 사고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식품법 위반으로 6만3268명이 검거됐다. 하지만 이중 199명(0.19%)만 구속되고 나머지는 불구속 또는 벌금형 처벌을 받는 데 그쳤다. 불량식품 사범을 적발해도 벌금 몇푼만 납부하면 다시 영업할 수 있는 게 우리의 현주소라는 게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불량식품이 양산되지 않도록 식품공장에 대한 철저한 위생적 생산설비 구축과 효율적 관리, 유통체계 정비, 임직원 교육 강화 등이 진행되야한다는 점이다. 또 식약처 등 행정당국의 식품법규 강화와 함께 불량식품 감시체제 강화, 식품사범에 대한 사법당국의 양형기준 강화 등도 식품안전 사고 줄일 수 있는 방법중 하나라는 게 식품전문가의 조언이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박인석(41) 씨는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불량식품에 대해선 사회악 근절 차원에서 보다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한다”며 “특히 고의적으로 불량식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에 대해선 높은 과징금을 부과해 부당이득을 환수하고 기업주는 식품분야에서 퇴출시키는 고강도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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