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오전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제10차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세계 지역간 협의체 가운데 최대 규모인 아셈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건 취임 후 처음이다.

청와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활발히 추진해온 대 유럽ㆍ아시아 정상외교의 지평을 확대하는 자리가 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내용과 목표를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지난해 10월 ‘유라시아 시대 국제협력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밝힌 것이다. 철도 등 교통망과 에너지 인프라를 연계한 복합물류 네트워크를 구축, 유라시아의 새로운 성장기반을 마련하자는 게 핵심이다. 여기엔 북한의 개방이 필수적인 만큼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얘기도 담길 전망이다.

이번 회의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 등 51개 국가원수와 정부 수반이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아셈 참석을 계기로 리커창 총리와 올랑드 대통령, 헬레 토닝 슈미트 덴마크 총리와 양자회담을 하고 양국간 실질적 경제 협력 및 한반도ㆍ동북아ㆍ글로벌 이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16일 오후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에서 2차 고위급 접촉 등 남북간 대화를 위한 우리의 의지와 노력을 설명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비롯해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을 위한 중국측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양측은 다음 달 중국에서 개최되는 APEC(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을 앞두고 양허품목 등 FTA(자유무역협정) 핵심쟁점의 막판 타결을 위한 조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역사왜곡 등 우경화 행보를 거두지 않고 있는 아베 일본 총리와의 만남은 현재로선 부정적이다. 아베 총리는 아셈 참석에 앞서 “박 대통령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아셈 계기 한일정상간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일본의 과거사 왜곡발언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양국 정상간 대화가 성사되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박 대통령은 앞서 15일, 밀라노 도착 후 첫 일정으로 한ㆍ이탈리아 경제포럼에 참석해 “한국 역시 이탈리아와 같이 중소기업들이 100년, 200년 이상 가업을 승계하면서 발전해 경제를 지탱하는 뿌리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이탈리아 기업인들이 장수기업을 키워 온 경험과 노하우를 한국의 중소기업과 적극 공유해 한국에서도 수백년 이상 가는 가업승계 기업들이 많이 태어나길 바라고, 양국 장수기업이 서로 협력해 오래도록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포럼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41명의 우리측 경제사절단과 루치아 마티올리 이탈리아 경제인협회 국제투자위원장 등 양국 주요 경제인 150여명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양국은 창조경제 모범국가로서, 교류 확대를 통해 생활산업을 명품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제3국 시장 공동진출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중소기의 명문 장수기업 육성에도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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