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비롯한 전방업체들의 설비투자 확대로 4분기부터 장비 발주가 본격화 한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은 반도체 장비주가 대규모 수주가 1년 이상 지속되는 ‘빅사이클’에 진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큰 손 러브콜 집중=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피에스케이, 원익머트리얼즈, 유진테크, 고영테크놀러지는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각각 15.44%, 11.18% 7.74% 6.74%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4.21% 밀려난 것과도 대비된다. 고영과 원익IPS는 지난 8일과 10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등 큰 손들의 ‘러브콜’도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4일까지 원익머트리얼즈(13거래일), 유진테크(11거래일), 고영(9거래일) 등을 연속해서 순매수했다. 램테크놀로지는 지난 14일 하루를 제외하고 12거래일 연속해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특히 유진테크는 10%대에 머물던 외국인 보유율이 지난 7일부터 20%대에 진입했다. 외국인 투자가 몰린 고영의 외국인 지분도 14일 기준 37.75%로 크게 늘어났다. 기관들 역시 피에스케이와 원익IPS를 지난 14일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대기업 투자 수혜 내년 빅사이클=반도체 장비주가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대기업의 설비투자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달초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3비트 V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공장 투자 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심어준 것으로 평가됐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이 부진하자 반도체 등 부품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예측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반도체산업이 내년까지 큰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큰 손들의 입맛을 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전문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반도체업체의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7.2% 가량 늘어난 약 363조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증권가는 반도체장비주의 실적이 3분기 이후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익IPS의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07.40%, 117.65%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유진테크도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45.86%, 57.3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검사장비업체 고영도 올해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KDB대우증권에따르면 올해 고영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33%, 58% 상승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 설비투자 확대로 4분기부터 장비 발주가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3D 낸드 공정 전환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교체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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