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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 신소재로 해외 규제를 뚫는다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EU를 비롯한 전 세계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화학업계가 ‘친환경’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급증가하는 각종 환경규제를 파악하지 못해 수출길이 막히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자, 아예 생산 공정 단계부터 유해물질을 포함하지 않는 친환경 화학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일본 데이진사와 함께 설립한 합작사 이니츠가 글로벌 화학업체 에이슐만에 자사의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PPS ‘에코트란’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친환경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에코트란’을 개발한 덕분에 글로벌 화학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니츠가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에코트란을 슐만에 공급하면 슐만은 이를 재가공해 미국과 유럽 등에 판매하게 된다. 

헤럴드에코켐이 개발해 생산 중인 산화생분해 플라스틱 필름 ‘에코바이오’

고온에서도 잘 견뎌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에서 활용되는 에코트란의 가장 큰 장점은 염소와 유해 용제를 사용하지 않은 세계 최초의 친환경 PPS라는 점이다. 기존 PPS가 염소와 벤젠이 혼합된 원료를 사용하는데 반해, 에코트란은 원료ㆍ생산ㆍ제품 등 모든 요소에서 염소 사용을 배제한다. 염소 등 할로겐은 EU에서 규제하고 있는 물질인데, 민감한 전기 부품의 오작동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염소를 사용한 PPS는 제조공정에서 유해한 솔벤트를 사용해 금속을 부식시키는 나트륨 등 부산물을 배출한다. 슐만 버나드 젭카 부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슐만은 생산공정과 제품에 염소 및 유해용제를 사용하지 않은 세계 최초의 친환경 PPS라는 차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토탈도 올 초 국내 최초로 환경호르몬 물질인 프탈레이트 성분을 원천 제거한 친환경 폴리프로필렌(PP) 촉매를 개발했다. 생식능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인 프탈레이트는 EU에서 내년부터 프탈레이트 수입, 생산,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조만간 중국 등 다른 국가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새 촉매개발로 유럽을 포함한 해외시장 수출에 파란불이 켜졌다”고 평가했다.

헤럴드에코켐이 최근 개발해 생산하고 있는 플라스틱필름 ‘에코바이오’도 강화되는 해외 환경규제에 주목한 전략 상품이다. 중동의 수출 관문인 아랍에미레이트(UAE)는 지난 1월부터 15개 플라스틱 제품군의 역내 유통을 금지하고, 포장재는 자국 정부가 지정한 7개 산화 생분해 첨가제 제품만 사용하도록 했다. ‘에코바이오’는 국내 최초로 아랍에미레이트가 지정한 산화 생분해제를 적용해 중동 지역 수출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원료의 30%를 바이오 물질로 구성한 바이오 PET 제품을 내놨고, LG화학은 인체에 유해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글리콜계 가소제를 개발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해외 환경규제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중소업체에서는 이에 일일이 대응할 수 있는 인력과 역량이 부족하다.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지 않은 화학제품에 대한 호응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병을 생산해 유럽 등지에 수출하는 중소업체 관계자도 “유럽 바이어들은 제품의 친환경성을 매우 중시한다. 해외 마케팅에 나설 때도 제품의 친환경성을 부각해 설명한다”고 말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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