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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자들 외면…자금유치 실패‘고배’
제2 재보험사 설립 무산 왜? 배경 살펴보니…
대형손보사 수익불투명 투자꺼려
초기자본금 3000억 유치 난항

설립 지지부진 멤버간 자중지란
KB회장 올인 김기홍 사퇴도


김기홍 전 팬아시아 리 대표의 대표이사직 사퇴로 국내 제2호 재보험사 설립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전 대표는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중 한명이다. 그가 재보험사 설립을 포기하고 KB금융 회장직으로 방향을 튼 배경에 대해 관련 업계와 주변 인사들은 자금유치 실패와 창립멤버 간 갈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본지 10월 13일자 1·19면 참조

과거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의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가 재보험사 설립계획을 추진했다가 자금유치 실패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번 재보험사 설립건 역시 부정적 견해를 보였던 보험업계에서는 또하나의 ‘용두사미’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그동안 금융당국이 요구한 초기 자본금 3000억원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싱가포르와 캐나다, 일본 등 해외시장을 다니며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약 1년간 사업의 타당성을 강조했으나, 자금유치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확약서를 체결한 기관투자자는 전북은행과 캐나다의 ACR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ING생명, 우리투자증권 등과는 투자확약서를 체결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전 대표는 일부 대형 손해보험사들에게 투자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대형 손보사 고위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올해 초 회사를 수차례 방문해 재보험사 설립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으나, 수익성이 불투명해 거절한 바 있다”며 “자금유치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창립 멤버 간 갈등설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금감원 부원장보, 국민은행 부행장, 삼성화재 자문위원, 충북대 경영학부 교수 등을 지냈다. 특히 강호 보험연구원장과 함께 미국 조지아대에서 보험학 박사학위를 첫 취득한 보험 전문가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그가 중도하차한 배경을 놓고 창립멤버 간의 적지 않은 갈등설을 제기한다.

김 전 대표는 팬아시아 리 대표직 사임 배경에 대해 “KB금융 회장 후보로 선정된 상황에서 팬아시아 리에서 월급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은 월급쟁이 사장일 뿐 재보험사 설립 계획을 주도한 인물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재보험 설립에 필요한 비용을 제공한 인물은 서동표 아시아 인베스트먼트 컨설팅 대표로 알려져 있다. 서 대표는 김 전 대표와 고교 선후배사이로, 김 전 대표 영입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재보험 설립이 지지부진하자 갈등이 촉발됐고, 게다가 김 전 대표가 KB금융 회장직 제안을 수용하고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간극은 더욱 벌어졌다.

아울러 재보험 설립 주간사를 맡은 우리투자증권측은 당초 김 전 대표를 불신하며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금유치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고, 예비인가 신청 등 재보험사 설립계획이 지지부진하자 창립멤버 간 불신이 커지면서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안다”며 “해외자금 유치 등 핵심업무를 맡아온 김 전 대표까지 중도포기하면서 재보험사 설립은 더 힘들어지게 된 셈”이라고 전했다.

김양규 기자/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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