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국내 증권업계에서 초대형 1위 증권사가 탄생한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합병으로 생기는 증권사는 무려 4차례의 합병과 6차례의 사명 변경이라는 고된 과정을 거쳐 업계 1위에 오르게 됐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주 증권선물위원회 논의를 거쳐 17일 정례회의에서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 인가안을 의결할 계획이다.두 증권사의 합병 기일은 12월 30일이다.

합병 증권사는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등기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사명도 6번째로 바뀐다. 새로운 사명은 ‘우리’나 ‘우투’를 제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하면서 ‘우리’라는 명칭을 3년 후부터 쓰지 못하게 한데다 새 조직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최근 통합추진단의 논의를 거쳐 조만간 그룹의 브랜드 위원회를 열고 합병 증권사의 사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합병작업이 끝나면 국내 증권업계의 판도가 바뀌게 된다. 두 증권사가 합친 합병사는 총자산 42조원과 자기자본 4조 3000억원으로 초대형 1위 증권사로 재탄생하게 됐다. 통합 증권사는 모두 4번의 합병과 6번의 사명 변경을 거친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한 증권사’로도 이름을 남기게 됐다.

태생은 1969년 자본금 1억2000만원으로 설립된 한보증권이다. 이 증권사는 1975년 대보증권으로 상호를 변경하고서 1983년 럭키증권과 첫 번째 합병을 단행해 자본금 160억원과 자산 1600억원으로 업계 3위로 도약했다.

이때부터 옛 LG그룹이 야심 차게 키워온 재벌 증권사로 급부상하게 됐다. 이후 1995년 LG증권을 거쳐 1999년 LG종금과 합병하고선 LG투자증권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그러나 이 증권사는 옛 LG그룹이 과거 카드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LG투자증권 경영권을 채권단에 내놓으면서 그룹 계열에서 분리됐다. 2004년 우리금융그룹으로 넘어간 LG투자증권은 당시 중소형 증권사인 우리증권과 세 번째 합병을 거쳐 현재 우리투자증권으로 변신했다. 이번 NH농협증권과 합병은 4번째다. 

권도경 기자/ 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