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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重그룹, 조선 계열사 임원 260명 전원 사표…창사이래 최초
12일 긴급 본부장 회의서 결정…고강도 개혁 작업 착수
현대중공업ㆍ현대삼호ㆍ현대미포 3사 임원 260명 대상
일부 임원은 재신임 통해 중용…부장급 리더 발탁해 조직 역동성↑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래 최초로 전 임원 사직서 제출이라는 고강도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2분기 1조1000억원대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이번 개혁 작업으로 위기 극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이날 오전 조선ㆍ엔진기계ㆍ해양ㆍ플랜트ㆍ전기전자시스템ㆍ건설장비ㆍ그린에너지 등 7개 사업본부 본부장을 소집해 긴급 회의를 열고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전 임원 일괄 사직서를 받고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주문했다. 회사 측은 전 임원으로부터 사표를 제출 받고 이중 새로운 조직에 필요한 임원은 재신임을 통해 중용할 계획이다.

10월 현재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임원 규모는 약 260명이다.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 사장,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임원들이 모두 대상이 된다. 
<사진설명> 권오갑(왼쪽) 현대중공업 사장과 최길선 현대중공업 조선, 해양, 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은 12일 오전 긴급 본부장 회의를 열고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임원 250명에 대한 사표를 일괄 제출 받는 등 고강도 개혁작업 단행을 지시했다. <사진=현대중공업>

젊고 역동적인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한 혁신작업도 병행된다. 현대중공업은 임원인사를 조기 실시해 능력있는 부장급 직원을 조직의 리더로 발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오갑 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새롭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우리 회사를 바라보고 있는 많은 국민들과 국내외 고객, 주주들을 생각해 분명한 개혁 청사진을 갖고 책임감 있게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중공업이 전 임원 사표 제출이라는 고강도 개혁 작업을 단행하는 것은 현대그룹 시절을 통털어 처음이다.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20년 만에 파업 위기를 맞은 현대중공업이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또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원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생산과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우수인력을 생산과 영업으로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수익창출이 어려운 한계사업과 해외법인들도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조정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달 권오갑 사장 취임 직후부터 임단협 마무리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노조와의 교섭에 차질을 빚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면 회사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판단하여 개혁작업에 착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강도 개혁 작업은 노조에게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 진행을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데 전 임원이 사표를 제출할 만큼 회사의 위기가 커진 상황에서 노조가 계속 교섭을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회사 측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젊은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진정성 있는 소통 노력도 시작했다. 사장 직속 제도개선팀을 신설해 직원들이 사장에게 전하고 싶은 건의사항을 접수 받아 이를 실행에 옮기도록 했다. 또한 사장이 사원가 직접 만나 회사의 미래를 위한 토론을 나누는 기회도 마련할 예정이다.

생산현장의 혁신작업도 시작한다. 공정개선혁신팀을 신설하여 전 사업본부의 공정 효율을 재점검하고, 공정자동화를 통한 원가절감 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대부분 조합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근무하는 생산현장의 환경개선 작업을 우선적으로 실시헤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사업장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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